(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성소수자 연구'를 이유로 이미 은퇴한 목사인 허호익 전 대전신학대 교수가 교회로부터 면직 및 출교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결과에 대한 교계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허 전 교수는 예장통합 교단 산하 대전신학대 교수로 19년간 근무하다 2017년 교수직, 2018년 목사직에서 각각 물러난 이단 연구자이자 조직신학자다.
25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대전서노회 재판국은 허 전 교수가 본인이 쓴 '동성애는 죄인가'를 통해 동성애를 옹호했으며, 이는 성경 레위기 20장13절 등에 반하는 주장이라며 허 전 교수를 면직 및 출교 조치했다.
레위기 20장13절에는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라고 쓰여 있다.
허 전 교수에 대한 조치 이후 교계에서는 해당 재판 결과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예장통합 내 목회자와 신도로 구성된 '허호익 목사와 함께 하는 모임'은 지난 23일 "허 교수는 '동성애는 반대한다'는 총회의 입장을 정면으로 거부한 적이 없으며 '동성애를 찬성한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며 "동성애에 대한 학문 연구, 저술 활동 등을 학문적 토론이나 비판 대상으로 보지 않고 치리(治理·죄를 꾸짖어 벌을 줌)의 대상으로 본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 자유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 전 교수의 모교인 연세대 신학대학 동문회도 입장을 내고 "재판국의 주장은 동성애를 반대하지 않으면 바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이며, 이는 반성경적이라는 단순 이분법에 근거한다"며 "재판국이 이제라도 사람을 죽이는 율법의 굴레를 벗어나, 어이없는 판결을 취소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24, 25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와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허 전 교수에 대한 판결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NCCK인권센터는 "'동성애란 죄인가'라는 그의 저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성소수자를 이해하는 데에 기여했으며, 소수자에 대한 보편적 관점과 역사 자료를 소개한 보기 드문 신학적 역작이라 할 수 있다"라며 "허호익 은퇴목사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이 하루 속히 철회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도 이번 조치에 대해 "교권으로 규정을 강하게 제정해 놓고 학문의 자유마저 빼앗는 중세시대로의 복귀를 선언하는 독선적인 위협"이라며 "예장통합 대전서노회 재판부는 허호익 교수에 대한 목사 면직, 출교 판결을 철회하고, 근본주의 기독교 교단과 교회들은 학자와 목사의 학문적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교계에서는 성소수자 문제로 인해 징계나 재판을 받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날'을 맞아 무지개 퍼포먼스를 했다는 이유로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이 징계당한 바 있고,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동환 목사는 지난 2019년 인천 퀴어 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현재 종교 재판 과정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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