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경쟁회사 직원이 네이버밴드에 일부 저작물을 무단인용해 글을 올리자 '남의 글이나 훔치는 사기꾼', '이중인격자'라고 표현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부동산 경매회사 직원 박씨는 2018년 7월 부동산 관련 네이버밴드에 경쟁사 직원 A씨가 다른 네이버밴드에 올린 글에 대해 '신문칼럼을 복사해서 그대로 붙여넣기 했다' '물권 권리분석도 타인이 쓴 책에서 베꼈다'며 '남의 글이나 훔치는 사기꾼, 이중인격자'라는 글을 여러차례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재판과정에서 "A씨의 저작권 침해사실을 적시하면서 다소 거친표현을 사용한 것이므로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박씨는 지인의 휴대전화로 타인명의 계정을 도용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게시물을 게재했는데, 경쟁관계에 있던 A씨에 대한 객관적인 사회적 평판을 저해함으로써 반사적·상대적으로 자신의 평가를 제고할 수 있는 이익을 기대한 것으로 볼 여지가 다분하다"면서 "박씨가 각 게시물을 게재한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A씨는 네이버밴드를 운영하면서 부동산 관련 서적이나 신문 칼럼을 무단으로 인용하고 자신의 저작물인 것처럼 게시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문제제기 이후에는 삭제하거나 출처를 표기하며 수정했고, 사건 당시까지 피해자 밴드에 게시된 글 94개 중 3개만 저작권 침해여부가 문제되는 상황이었다"며 "A씨가 본인 저작물 없이 전부 타인의 저작물을 베껴서 부동산 전문가인 척을 한다는 취지로 박씨가 기재한 사실은 진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표현방법이 과장되고 다소 악의적인 점, 피해자가 부동산 경매관련 컨설팅 업무를 생업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모욕의 정도는 매우 크다고 보인다"며 유죄로 판단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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