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마사요시(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미국 증시의 급등락을 일으킨 장본인이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이자 글로벌 투자사인 소프트뱅크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회사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회장이 공격적 베팅을 통해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뒀으나, 앞으로 미 증시가 계속 하락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수익률도 잠식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엔 1000억달러(약 118조원)의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비전펀드'를 통해 아직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그러나 최근 소프트뱅크는 손 회장 지시로 투자전략을 과거와 같은 상장 기술주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FT가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 속에 투자 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올 3월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4년래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던 상황 등을 감안한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이 같은 투자전략 변화에 따라 지난 수개월 간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넷플릭스·테슬라 등 주요 기술주를 40억달러(약 4조7600억원)어치 사들인 데 이어 관련 콜옵션도 한 달 전쯤 비슷한 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은 앞으로 주가가 오르더라도 미리 정해둔 가격에 해당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주가가 콜옵션에 따른 매입권 행사 때의 가격보다 높아지면 매입자는 그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이 기대될 때 콜옵션을 사들이게 된다.


그러나 시장이 투자자의 기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위험 부담도 커진다.

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이번 대규모 콜옵션 매입과 관련한 익스포저(투자·대출금 외에 파생상품 등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규모)는 명목가치로 300억달러(약 35조6700억원)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이 같은 콜옵션 매수가 시작된 이래 미 증시는 지난주 후반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애플·테슬라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연일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손 회장의 이처럼 달라진 투자전략을 놓고 관계자들 사이에선 "레버리지를 얹은 도박이자 모멘텀 매수였을 뿐"이란 혹평도 나오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시장의 움직임에만 의존하는 고위험 전략보다는 구조적이고 정교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FT는 "소프트뱅크는 3월 이후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T모바일, 그리고 자회사 지분 등을 매각해왔다"며 "이를 통해 소프트뱅크 주가는 20년 만에 최고수준으로 올랐으나, 그렇게 모은 자금으로 손 회장이 '고위험' 투자에 나서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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