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시즌 개막 후 오래도록, K리그1 상위권은 2개 부류가 틀을 잡고 있었다. 일단 우승 경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2파전이었다. 2019시즌 최종 라운드에서야 1, 2위 차이를 갈랐던 두 팀은 2020시즌에도 개막 이후 지금껏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부류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 자리를 다투는 그룹이었다. 올 시즌 최대 돌풍의 팀인 상주상무 그리고 지난해 최종순위 4위와 5위를 차지한 포항스틸러스와 대구FC가 또 비슷한 위치에서 선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아래 대략 5개 클럽이 상위 스플릿으로 향하는 마지노선인 6위 자리 하나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시즌 전체 판도였다.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들 때만해도 그랬다. 그런데 여름을 빠져나오면서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울산과 전북의 1위 싸움은 그대로고 상주와 포항도 비슷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중하위권의 6위 쟁탈전은 더 어지러워졌다. 전과 다른 기류에 휩싸인 팀은 대구FC. 여름의 시작과 함께 비틀거리더니 점점 입지가 불안해졌다. 상위권과의 격차는 벌어지고 추격자들과의 거리는 좁혀졌다.
대구는 최근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무4패에 그치고 있다. 무득점 경기가 3번이고 총 12골이나 허용했다. 공수 불균형이 심하다. 7월 이후 현재까지로 범위를 확대하면 3승1무6패다. 확실히 무더위와 함께 부진에 빠졌다.
어느 정도는 우려됐던 하락세다. 대구는 스쿼드가 얇은 축이다. 주전들이 건강한 상태에서 베스트 전력을 꾸렸을 때는 여느 팀이 두렵지는 않다. 하지만 주축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슬럼프에 빠지면 어려워진다. 주전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여름에 접어들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그 영향이다.
뛰던 선수들을 그대로 내보내면 확실히 몸이 무겁고 그렇다고 로테이션을 가동하자니 대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주축들이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무덥고 습한 날씨에서 정신력과 체력을 회복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중요한 일정들이 이어지던 8월 경기 결과들이 많이 아쉽다. 대구는 8월8일 전북에 0-2로 패한 뒤 곧바로 일주일 뒤 최하위 인천을 상대했는데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해 0-1로 패했다. 인천의 시즌 첫승 제물이 바로 대구였다.
이어 강원과의 경기에서도 골침묵이 이어져 0-0으로 비겼던 대구는 8월30일 광주전에서는 오랜만에 활기찬 공격력을 자랑하며 4골이나 넣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6실점, 4-6이라는 스코어로 패했다.
패배 여파는 지난 5일 포항스틸러스와의 분수령 같은 경기까지 이어졌다. 당시 대구는 세징야의 2골로 전반전을 2-1로 앞섰으나 후반 들어 팔라시오스와 송민규에게 연속골을 얻어맞고 2-3 역전패를 당했다.
맥이 더 빠질 결과와 함께 7승5무7패 승점 26점이 된 대구는 5위 자리는 유지했으나 위아래 격차가 전과 달라졌다. 4위 포항(승점 31)과는 5점으로 벌어졌고 강원-광주-성남-서울 등 승점 21점 동률을 이루고 있는 추격자 그룹들에게는 5점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제 안정권이라 여겨지던 파이널A그룹 진출도 불안해졌다. 여전히 다른 팀들에 비하면 유리한 위치에 있으나 자칫 부진을 막지 못하면 추월을 허용할 수도 있다. 스케줄도 부담이 크다.
대구는 오는 12일 리그 선두 울산 원정으로 20라운드를 치른다. 현재 전력을 봤을 때 대구가 울산을 잡을 수 있는 확률은 그렇지 못할 가능성보다 떨어진다. 이어 16일에는 성남과의 홈경기 그리고 20일 FC서울과의 원정경기로 22라운드까지의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다. 성남과 서울 모두 6위 싸움을 펼치는 팀이다.
산 넘어 산 느낌의 일정이다. 시즌 초중반까지 잘 나가던 대구 앞에 큰 위기가 닥쳤다. 극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농사가 헛수고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