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자신이 전세로 입주하려는 아파트 임대인의 보증을 통해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뒤, 계약이 끝나고도 대출금을 갚지 않아 가정주부인 임대인에게 약 4억원 상당의 채무반환을 부담하게 한 임차인이 2심에서 법정구속됐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 장철익 김용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차인 김모씨(37)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5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소유자 A씨와 전세보증금 5억원에 임대기간 2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김씨는 전세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B보험사로부터 4억원의 전세대금대출을 받았는데, 당시 임대인이었던 A씨는 김씨의 전세자금대출에 협조하기 위해 B보험사와 '질권설정 승낙서 및 임차보증금 반환 확약서'를 작성했다. B보험사의 전세대출금 회수를 위해 임대보증금을 직접 변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약 1년6개월 이후인 2017년 7월 김씨는 임대차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A씨는 B보험사와에 근질권설정 승낙서를 작성해준 사실을 잊은 채 김씨에게 전세보증금 5억원 전액을 반환했다.
그러나 김씨는 A씨로부터 반환받은 전세보증금을 바로 B보험사에 갚지 않고 투자해 거액의 손실을 입은 뒤, 전세대출금을 전부 변제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A씨는 B보험사로부터 아파트 가압류와 함께 민사소송까지 당했다. 특히 민사소송에서 B보험사에게 약 4억250만원 상당을 지급하라는 패소 판결까지 받았다.
특경법상 사기죄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1심 법원은 "A씨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으면서 전세대출금의 미상환 사실을 알릴 신의칙상 고지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회복 기회 부여를 위해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김씨는 A씨에게 전세대출금 미상환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없다고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전세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은 사실을 A씨에게 고지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다"며 김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 재판부는 "김씨와 A씨 사이의 계약서에는 '임대인과 체결한 계약이 종료한 때에 이를 즉시 채권자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김씨는 계약해 해지 사실을 B보험사에 통보하지 않았다"며 "A씨로부터 전세보증금 5억원을 전액 반환받았음에도 B보험사에 임대차계약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는 김씨의 전세보증금 조달에 협조하기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일방적인 의무만을 부담하는 승낙서를 작성해줬다"며 "계약 1년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A씨가 확약서를 작성해줬다는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양형 이유와 관련해선 "김씨의 사기 범행으로 가정주부인 A씨는 아파트를 가압류당했고, 4억원 상당의 패소 확정판결을 받는 등 커다란 손해를 입게 됐다"며 "다만 김씨가 B보험사에 지속적으로 대출금 채무를 변제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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