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정부가 4차 추경예산의 12%에 달하는 큰 금액을 들여서 전국민에게 2만원씩 '통신금 지원비'를 주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구멍가게를 폐업한 실직자도 똑같이 '2만원'을 지급받는 셈인데, '1조원짜리 돈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4차 추경예산'에 따르면 정부는 만13세 이상의 전 국민에게 통신비를 2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대상은 국민의 90%에 해당하는 4640만명에 해당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재원은 9000억원으로, 전체 추경예산 7조8000억원의 12% 수준이다.
1조원에 달하는 상당한 액수가 전국민에 고르게 2만원씩 나눠져 배분되는 셈인데, 과연 실질적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2만원이라는 액수는 고소득층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아주 작은돈일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에게도 '형편이 나아졌다'는 느낌을 줄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재정을 통해 경기를 반전시킨다'라는 재정정책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취약 계층을 지원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는 셈이다.
그럼에도 여기에 들어간 1조원은 전체 추경예산의 12%나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터무니 없는 가성비'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조원의 무게
전국민이 2만원씩 나눠가진 1조원을 취약계층에 집중 지원했다면 어땠을까?
이번 4차 추경안 중 코로나19로 영업제한을 받거나 매출이감소한 소상공인에 지원하기로 한 재원이 총 3조2000억원이다. 이를 수혜자 수인 290만7000명으로 나누면 소상공인 1인당 110만1000원씩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신비 지원 예산 9000억원을 이 290만7000명에게 추가지급하면 1인당 31만원씩을 더 받을 수 있다. 이 또한 많지는 않은 돈이지만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이 지원받는 돈이 28% 가까이 늘어난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폐업한 자영업자 20만명에게는 총 1000억원을 들여 '재도전 장려금' 5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통신비 예산을 이 폐업 자영업자 20만명에게 지급한다면 이들이 1인당 받을 수 있는 액수는 450만원이 늘어난다.
혹은 통신비 예산을 '위기가구 긴급 생계지원' 예산으로 쓸 수도 있었다. 긴급 생계지원비는 55만 가구에 40만~100만원씩, 총 3500억원이 들어간다.
통신비 예산을 이곳에 쓸 경우, 한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액수는 평균 163만6000원이 늘어난다. 지금의 추경안으로는 저소득층 독거노인이 40만원밖에 지원받을 수 없지만, 통신비 예산을 긴급 생계지원으로 돌린다면 이 가구가 200만원 넘게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효용을 마다하고 9000억원을 잘게 나눠 통신비로 주자는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차피 그 돈은 다 통신사로 가는 것이다. 돈 없다 돈 없다 하면서 왜 추경을 헀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그 돈을 영업 제한을 받은 PC방, 카페 등 소상공인이나 취약계층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신비 지원은 선별지원이라는 취지에도 맞지 않고, 이것 때문에 국민들이 크게 혜택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합리적이거나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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