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8·15집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보수단체들이 내달 3일 개천절과 9일 한글날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면서 법원의 허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방역당국은 집회가 추석 연휴 직후여서 감염 확산의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불허 입장이 확고하고, 야당도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비대위 측은 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비대위를 비롯한 보수단체들은 10월 3일 개천절과 9일 한글날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자유연대는 개천절 서울 종로구 일대 7곳에 1만여 명 규모의 집회를, 자유연대와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등은 한글날 각각 2000명, 400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개천절에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291건 중 10인 이상 도심권 집회를 신고한 단체는 32건이다. 이중 6개 단체가 광복절 집회를 신고한 보수성향 단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비대위 역시 조만간 집회 신고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서울시 등 지자체와 경찰의 집회 불허 방침은 확고하다. 경찰은 현재 10인 이상 집회 78건에 대해 모두 집회금지 통고를 내린 상태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들은 법원에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 집행정지 등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경찰과 보수단체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결국 집회 성사 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달렸다. 앞서 지난달 15일 광화문집회 역시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섰지만 법원은 보수단체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민경욱 전 의원이 이끄는 4·16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가 서울시의 옥외집회금지 처분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고, 일파만파가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은 전부 인용했다.
당시 법원은 "집회의 장소, 방법, 인원 수,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방역수칙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제한적으로 집회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집회 자체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서울시의 처분은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워 위법하다고 볼 소지가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보수단체인 일파만파에서 신청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선 신고된 집회 시간보다 실제 집회 시간은 4~5시간으로 비교적 짧고, 100여명의 소수 인원이 참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해 집회를 전면 허용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수단체들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았고, 100명의 소수집회라는 신고내용과 달리 5000여 명 이상 모인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법원의 조건부 허가 방침을 어긴 셈이다.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법원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권 보장과 공공의 안전이란 가치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추를 둘 것이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8·15집회에서 대규모 집회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은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아직 개최되지 않은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기본권 제한 조치를 내리는 것은 또 다른 법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8·15집회와 마찬가지로 조건부 허가 판단을 내릴 경우 정부는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엄정 대응을 지시했고, 경찰 역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방침을 수 차례 밝힌 상태다.
보수단체 측이 집회신고 내용과 달리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거나, 소음이나 방역수칙 미준수 등 집회 규정을 어기는 행위를 하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강제해산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편 주요 지지층인 보수단체의 집회 예고에 대해 국민의힘은 8·15집회때와 달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0일)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극복을 위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부디 여러분의 집회를 미루고 이웃, 국민과 함께해주길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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