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정부와 택배사의 분류작업 인력투입 약속으로 분류작업 전면거부 방침을 철회했던 택배노동자들이, 약속했던 인력의 10%도 투입되지 않고 있다며 규탄에 나섰다.
이들은 택배노동자들의 업무부담을 경감하겠다던 택배사들이 오는 27일 일요일 근무까지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며, 일요일 자율근무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2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17일 대책위는 배송작업 전 물류터미널에서 배송물품을 세분화하는 분류작업에 대해 택배사가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21일부터 분류작업 전면 거부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와 택배사는 추석 성수기 동안 전체적으로 일평균 1만여명의 인력을, 택배노동자들이 일하는 서브터미널엔 2067명의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책위는 이를 수용하고, 택배 분류작업에 대해 '전면거부'를 철회했다.
김태완 대책위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9시 현장 택배기사 차량 앞에 택배상자들이 질서 없이 산처럼 쌓여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분류인력이 투입되지 않아서 택배기사 차량 앞에 무분류로 물건들이 적치된 모습"이라며 "분류인력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서 이처럼 배송하기 전에 무분류 적치된 상황 때문에 많은 어려움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조 집계로 오늘까지 CJ대한통운 348명, 롯데 24명 등 전국적으로 362명밖에 투입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정부와 택배사가 약속한 2067명의 20%도 안 되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CJ대한통운이 인력 1200명 투입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허브터미널인 옥천, 대전같은 대형 물류센터를 의미하는 건지 아니면 택배기사들이 근무하는 서브터미널인지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1200명을 투입했다는 것인지"라고 반문했다.
노조 집계와 CJ대한통운 측 집계가 다른 것에 대해,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저희는 모든 터미널에 실제로 투입된 인력에 대해서 확인한 것이고 실제 투입된 인력을 하나하나 센 내용이기 때문에 저희 통계가 더 정확성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택배사가 노조의 눈치를 보면서, 조합원들이 많은 터미널에만 인력을 투입하는 '핀셋투입'을 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CJ를 비롯한 택배사들은 노조조합원이 근무하는 터미널에만 선별적으로 분류인력을, 이마저도 조합원 다수가 있는 곳에는 투입하고, 조합원 수가 적은 곳에는 아예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대리점 소장과 비조합원에게 분류를 떠넘긴 곳도 있고, 분류인력 비용을 전가하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사들이 오는 27일 일요일 근무를 사실상 강행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강규혁 대책위 공동대표는 "우리가 목소리를 낸 근본적인 이유는 과로사 문제"라며 "매주 72시간씩 일을 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앞으로 택배 물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갑자기 명절 앞두고 전에 없던 일요일 근무를 하라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진 위원장도 "CJ는 자발적으로 일요일 근무를 원하는 기사에게만 하차작업을 하게 한다고 했지만, 이를 거절할 수 있는 택배기사는 없다"며 "일요일 27일에는 택배기사들에게 어떠한 경우든 근무시키지 않겠다고 정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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