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성매매 피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성매매알선법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한 검찰의 결정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태국 여성 A씨가 광주지검 순천지청 B검사를 상대로 제기한 기소유예 처분 취소 헌법소원 사건에서 "B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며 인용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광주에 있는 한 마사지숍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A씨는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 당했다"며 헌재에 기소유예 처분 취소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수사 결과 A씨는 마사지숍 주인인 박모씨와 알선자로부터 소개비 200만원을 성매매 1회당 4만원으로 계산해 50회까지 채워야한다는 설명을 듣고 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나 소개비를 줘야한다는 알선자의 말에 동의하고 남았다.
4회의 성매매 후 A씨는 떠나겠다고 했으나, 알선자는 A씨를 원룸 밖으로 못 나가게 하고 '다른 곳에 팔아버리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휴대전화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알선자는 감금·협박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A씨는 알선자와 박씨 등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지난해 9월엔 박씨와는 '성매매피해자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의 조정 성립을 하고, 알선자에는 일부 승소했다.
헌재는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성매매 피해자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으므로, 검사는 A씨가 성매매 피해자가 아니라고 증명할 자료를 수사했어야한다"며 "검사가 추가적인 수사 없이 청구인의 성매매알선법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중대한 수사미진 및 증거 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A씨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곤란하고 법 제도에 대한 이해 및 접근성이 낮은 외국인 여성"이라며 "알선자 등의 직접적인 협박이나 A씨의 적극적인 거부가 없더라도 성매매 여부를 자유의사로 선택했다고 보기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또 "일련의 행위들은 외국인 여성으로서의 취약성을 이용해 그 자유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해 위력으로 성매매를 강요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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