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이 중국 시장을 뚫었다. 휴젤이 그 주인공이다. 휴젤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톡스 제품 ‘보툴렉스’(중국명 레티보)의 판매허가를 승인받았다. 2010년 국내에서 ‘보툴렉스’ 제품을 선보인 지 10년 만에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 내 허가된 보톡스 제품이 단 3개뿐인 만큼 이번 ‘보툴렉스’ 판매허가로 중국 시장 선점의 기회를 얻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은 “오는 2021년 보톡스 제제 ‘보툴렉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며 “2023년에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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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기뻐한 이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휴젤에 뼈아팠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휴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며 올해에는 더 큰 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휴젤의 실적은 오히려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젤의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8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11% 감소했고 순이익은 218억원으로 19% 줄었다.
이로 인해 휴젤 제품의 재고가 늘었다. 상반기 기준 휴젤의 재고자산은 30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증가했다. 휴젤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1.8회. 해마다 2회 중반을 꾸준하게 이어온 휴젤이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재고자산 회전율이 크게 줄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연간 매출액을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이다. 즉 얼마만큼의 상품을 현금화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기준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재고자산 회전율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업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보툴렉스’ 중국 판매허가는 ‘가뭄의 단비’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물론 중국도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당장 시장의 기대치보다 매출 증가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해마다 중국행 보톡스 제품의 수출물량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키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보톡스로 추정되는 통관품목(코드:HS3002903090) 중국 수출액은 8008만달러(약 900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약 1200억원 규모의 턱밑까지 쫓아 온 셈이다.
휴젤이 중국 내 허가를 기점으로 제3공장 증설을 시작한 것도 중국 내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오는 2022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제3공장은 약 4800평(1만5771㎡)에 지상 4층·지하 2층 규모로 건설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보톡스 제품은 연간 800만 바이알(병) 규모로 휴젤의 제1공장의 10배에 달하는 생산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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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기회의 땅’ 중국시장 다진다━
중국의 보톡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중국 미용성형 시장의 경우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평가다. 중국 보톡스 시장은 엘러간의 ‘보톡스’와 중국 란저우연구소 ‘BTX-A’ 등이 출시된 상황이며 지난 6월에는 프랑스 입센의 ‘디스포트’가 가세했다. 여기에 휴젤이 새롭게 진입하면서 단 4곳만이 중국 보톡스 시장을 점유한다. 인구 14억명의 중국이 보톡스 업계서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동안 국내 보톡스 기업들은 정체된 내수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수출시장을 노려왔다. 대부분 국내 보톡스 기업이 수출하는 대상국가가 20여곳에 이르는 것도 수출에 집중한 탓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따이공(보따리상)을 통해 국산 보톡스 제품들이 수출돼 왔지만 허가되지 않은 품목을 판매해 언제 중단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 품목 허가는 국내 보톡스 업계에서도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꼭 필요했다. 메디톡스는 휴젤보다 먼저 중국 보톡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메디톡신’의 임상시험을 끝내고 허가절차를 밟았으나 아직 중국 보건당국의 허가는 받지 못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오는 2021년 중순경 중국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를 마무리하고 품목 허가를 위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휴젤은 국내 보톡스 기업 중 최초로 중국 판매허가를 받아 시장 선점 싸움에서 높은 우위를 점한 셈이다. 휴젤은 중국 내 판매 허가를 받은 ‘보툴렉스’ 100유닛(농도 단위) 외에 50유닛에 대해서도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 연말이면 50유닛 제품도 중국에서 허가가 나올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중국에서 ‘보툴렉스’ 판매로 인한 본격적인 매출확대 시점은 오는 2021년이 될 전망이다. 올 12월 중국으로 제품을 보내 통관 등을 거쳐 내년 3~4월부터 판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올 12월 초부터 첫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3~4월이면 중국에서 실질적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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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글로벌 에스테틱 기업 목표━
휴젤은 중국 시장 진출과 함께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도전한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차례대로 판매허가를 획득해 글로벌 에스테틱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6월 ‘보툴렉스’의 유럽 판매허가 신청을 마쳤다. 오스트리아 소재 제약사 ‘크로마’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내년 판매허가 획득 후 크로마가 유럽 시장 유통을 담당하기로 했다. 또 미국에서는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1년 말이나 2022년 초 판매허가가 나올 것이라는 게 휴젤 측 설명이다. 휴젤은 미국 시장의 경우 크로마와 합작 자회사인 ‘휴젤아메리카’를 통해 보톡스 제품을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10%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며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률 35%의 글로벌 기업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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