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한유주 기자 = 방역당국이 본격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상황은 감염 유행 억제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 핼러윈데이발(發) 후폭풍,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확산 위험 요소들이 산재해 언제든 대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방대본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의 본격적인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3일) 충북 오송 질병 관리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미주, 유럽뿐 아니라 중동 일부지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다"며 "이를 두 번째 유행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본격적인 대유행의 서막이 열렸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9만명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3일 0시 기준 상위 5개 나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미국이 8만7900명으로 1위다. 이어 Δ프랑스(5만2500명) Δ인도(3만7600명) Δ이탈리아(2만2300명) Δ스위스(2만2000명) 순이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방역당국의 진단이다. 현재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이다. 권 부본부장은 "명절 기간 대이동, 가을 산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1단계 완화) 이후 소모임 등에서 산발적 감염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은 비교적 억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방역당국도 여지를 뒀다. 권 부본부장은 "현 상황은 국민, 그리고 시설을 운영하는 모든 분의 거리두기 철저 준수, 일선 보건요원, 지자체·경찰의 현장점검 노력에다 의료기관·의료진의 헌신이 더해져 코로나19를 지역사회에서 최대한 억제하고 위·중증환자 규모도 정체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언제든 (신규 확진자 수가) 폭발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줄곧 국내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4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도인데다 가장 낮은 곳은 영하 7도로 예보됐다. 코로나19는 낮은 기온에서 생존력과 전파력이 강해진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을 포함해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며 "코로나19는 저온에서 오래 생존하고 전파력이 강해지는데다 변이도 늘어 더 위험하다. 국내도 추워지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0% 확진자가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 활동도 늘어난다. 코로나19 확산 조건 중 하나가 3밀(밀접·밀집·밀폐) 장소다. 이런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코로나19 확산 위험도 더 커진다.
임박한 핼러윈데이 후폭풍도 걱정거리다. 핼러윈데이 기간(10월30일~31일) 서울 이태원·홍대 등에는 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바 있다. 기본 방역수칙인 거리두기가 무너지는 아찔한 상황도 다수 연출됐다.
코로나19 잠복기는 평균 4~7일이다. 인파가 몰렸던 핼러윈데이 기간(10월30일~31일)을 감안하면 4일부터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되는 사람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핼러윈데이 기간을 감안하면) 수요일인 4일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오는 14일까지 집단감염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핼러윈데이로 인한 감염 확산은 크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건 완화와 맞물려 향후 코로나19 대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오는 7일부터 새로 개편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국적 대유행'으로 대부분의 시설 운영 중단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은 전국 일일 평균 확진자 800~1000명으로 바뀐다. 기존에는 일일 평균 확진자 100명 이상이었다.
천 교수는 "개편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기준을 감안하면 3단계가 됐을 때 이미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이라고 치면 열흘이면 1만명이 되는 셈이다. 그 환자들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겨울철에는 폐렴환자도 굉장히 많이 입원한다. 병상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의료체계에도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기준을 전 단계 대비 100~200명 이상일 때 올리는 것으로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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