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음주운전을 해 6세 아동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사진은 사건과 무관하게 지난 9월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로에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소속 경찰들이 비접촉 음주감지기를 활용해 음주 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낮에 음주운전을 해 6세 아동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에 참석한 유족들은 피해자의 형이 "나만 피하고 동생을 못 지켜줘서 미안해"라고 말했다며 이 남성을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은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사·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김모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지난 9월6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에서 술에 취해 승용차를 몰다 인도에 있던 오토바이와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이에 가로등이 쓰러지며 주변에 있던 6세 아동이 숨졌다. 또 주변을 지나던 행인 역시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 9월 음주운전으로 인명피해를 낸 운전자의 처벌 수위를 높인 '윤창호법'을 적용해 A씨를 구속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증거 조사를 위해 사고 현장의 폐쇄회로(CC)TV가 재생됐다. 차량이 가로등을 들이받는 영상이 나오자 재판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거짓말이야"라며 오열했다. 또 유족 측에서는 김씨를 향해 “넌 사람이 아니다”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피해자의 부모는 사건 당시 영상을 이 자리에서 처음 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한 번도 눈을 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망한 아동 주변에는 만 9세의 형도 같이 있었다. 재판에 참석한 아버지 이모씨는 "첫째 아이가 '무기징역'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며 “동생에게 미안해하고 자책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기존 판결과 다르지 않다면 첫째 아이가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게 될 것"이라며 "반성한다는 이유로 관대한 처분을 내리거나 용서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거운 처벌이 나오지 않는다면 음주사고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검찰 구형보다 강력한 처벌을 내려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달라"고도 주장했다.

이날 공판은 김씨 측이 피해 유가족 측에 용서와 합의를 구할 시간을 요청하면서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재판이 끝난 뒤 김씨는 유가족을 향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유가족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가 사고를 냈을 때 첫째 아이는 차도를 바라보고 있어서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유족들은 “첫째가 두 달 가까운 시간동안 자책하고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3일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