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0일 서울 강서구의 김포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련 없음. /사진=뉴스1
앞으로 감염병이 재창궐하면 항공권 위약금을 절반만 내면 된다. 예식장 등에 집합제한 등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 위약금의 40%가 면제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일부 개정해 이 같은 내용의 ‘여행·항공·숙박·외식 서비스업 분야의 대규모 감염병 발생 시 위약금 감면 기준’을 추가해 오는 13일부터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 공정위가 제정해 시행하는 고시다. 분쟁 발생 시 이 기준을 활용해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나 권고의 척도를 제시한다.


새로 추가된 기준은 우선 감염병의 범위를 명시한다. 감염병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제1급 감염병이 대상이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등이 포함된다. 해외 여행과 항공의 경우 나라 밖에서 발생하는 감염병도 대상에 든다.

국내 여행·항공·숙박은 ▲특별 재난 지역 선포 ▲시설 폐쇄·운영 중단 등 행정명령 발령 ▲항공 등 운항 중단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등에 따라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소비자가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재난사태 선포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2.5단계 격상 시에는 위약금 없이 계약 내용을 바꾸거나 위약금을 깎는다. 구체적으로 항공·숙박의 일정 변경은 당사자 간 합의된 경우엔 위약금 없이 가능하다. 합의에 실패해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평시 대비 50% 줄인다. 이는 여행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해외 여행·항공의 경우 ▲외국 정부의 입국 금지·격리 및 이에 준하는 명령 ▲항공·선박 등 운항 중단 ▲외교부의 여행 경보 3단계(철수 권고) 및 4단계(여행 금지) 발령 시 위약금 없이 계약 해제가 가능하다.

외교부의 특별 여행 주의보 발령이나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 5·6단계 선언 때는 위약금을 절반만 내면 된다.
지난 8월2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웨딩업체 웨딩홀에 거리 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련 없음. /사진=뉴스1
외식 서비스는 해당 연회시설 또는 지역에 ▲시설폐쇄·운영중단 등 행정명령 발령 ▲특별재난지역 선포 시에는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특히 뷔페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돼 고위험 시설이 되면 위약금이 전부 면제된다.

집합제한·시설운영제한 등 행정명령 발령으로 계약이행이 상당히 어려운 경우에는 위약금 40%를 깎을 수 있다.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단계가 발령되고 방역 수칙 권고 등으로 계약이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위약금 20%를 각각 감경받을 수 있다.

해당 내용은 공정위가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행정 예고했던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와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받았지만 이견이 적어 예고안의 내용이 대부분 그대로 반영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관계 부처 의견 수렴·전문가 협의·행정 예고 등 과정을 거친 뒤 전원 회의를 열어 확정한 것”이라며 “대규모 감염병으로 발생하는 소비자-사업자 간 위약금 분쟁이 신속히 해결되고 소비자 피해가 더 적절히 구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