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드론의 높은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국내 관련 산업 기반이 취약한 데다 정부가 대기업 진출마저 막아놓은 탓이란 지적이다. 드론은 2017년 공공발주에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제약돼 있다. 현재 국내 드론 제작업체 수는 200여곳. 이 중 다수가 평균 매출액 5억원 이하의 영세기업이다. 기술개발을 위해선 차세대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지만 여력이 안되는 실정이다. 공공기관 입찰도 이들에겐 하늘의 별따기. 제조시설확보와 생산·검사시설 등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도 몇 안된다. 3년 뒤 5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된다는 국내 산업용 드론시장. 국내업체는 꽃도 피워보기 전에 세계 1위 중국기업에 안방을 모두 내주고 있다는 상황이다.
━
태양광·풍력… 밸류체인 전멸, 외산 잠식━
문재인정부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태양광과 풍력 등도 외산업체의 ‘저가 공습’에 휘둘리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반기 사상 처음으로 2GW(기가와트)를 돌파했다. 하지만 중국업체의 공격적인 국내 진출로 국산 태양광 모듈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2.4% 하락한 67.4%에 그쳤다. 반면 올 상반기 진코솔라와 JA솔라 등 중국산 태양광 모듈 설치량은 0.69GW로 한국시장 점유율이 32.6%에 이른다.
공단은 중국계 회사들이 신규 건설 제한과 보조금 축소 등 태양광 규제안으로 자국 내수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자 한국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은 가까우면서도 태양광 보급정책을 펴고 있는 일종의 ‘기회의 땅’인 셈이다.
모듈 이외의 나머지 소재 산업은 이미 중국업체의 잠식이 끝난 상황이다. 태양광산업 생태계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 순으로 구성돼 있는데 기초소재의 경우 95% 이상이 중국산이다.
태양광 제조업체 관계자는 “모듈 설비를 아무리 늘리더라도 기초 소재는 외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여서 태양광 설비를 증설하면 중국업체에게만 좋다”며 “에너지전환도 좋지만 구조적인 외산 의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산업 생태계 조성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삼성·현대중공업 떠난 자리… 외산이 점령━
풍력시장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주요 조선사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도 풍력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각종 규제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모두 철수한 상태다. 그 자리를 외산 풍력설치 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 풍력 산업시장 점유율 1위는 세계 최대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덴마크 ‘베스타스’로 35%에 달한다.
국내업체인 유니슨(17%)과 두산중공업(11%)이 추격하고 있지만 독일 지멘스(9.5%)와 스페인 악시오나(4.3%)까지 포함한 외국기업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정부가 2030년까지 해상풍력으로 12GW 규모의 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외산기업들의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에는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 ‘오스테드’도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업계에선 정부 개입 없이는 앞으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국산화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금은 세계적인 풍력 제조업체로 성장한 베스타스·지멘스·골드윈드(중국)나 태양광업체 진코솔라·JA솔라 역시 초기 자국시장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베스타스와 지멘스의 자국 시장 점유율은 95%, 골드윈드는 88%에 달한다.
자국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고용률 저하와 국부 유출 등 각종 부작용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핵심설비는 에너지 안보와도 관련이 있는 기술임에도 기술종속이 심각하다”며 “정부가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선제적 투자로 기술독립을 이루고 더 이상의 국부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해 글로벌화를 진행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며 “정부의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