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이장호 기자 =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시작된 전국 교정시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법무부의 말뿐인 수용자 관리실태가 드러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해 1월 설날 당일 서울소년원을 찾아 세배를 받고 "인권 중심의 교정·교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수용자 인권'을 강조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일부 수용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전날 추가로 사망했다. 남성 수용자 A씨(71)는 전날 오전 6시쯤 호흡곤란을 겪다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2시간 여만에 사망했다.
이로써 전국 교정시설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수용자는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주범 윤창열씨, 서울구치소에서 확진판정을 받아 이송될 병원을 찾다 구급차 안에서 숨진 30대 남성을 포함해 3명으로 늘어났다.
교정시설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1207명을 기록했다. 단일시설로는 최대규모다. 정부와 법무부가 뒤늦게 교정시설 방역대책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부실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동부구치소는 지난 6차 전수검사에서 여성수용자들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1~5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고 남성수용자들과 확실히 분리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되자 7차 전수검사에 포함하겠다고 했지만 '안일한 대처'라는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5회 전수검사까지는 남성수용자와 동일하게 실시됐고, 이후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기존 3일 주기 검사에서 예방 목적의 1주일 주기 검사로 변경됐다"고 해명했다.
전남 순천교도소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데 '신속항원검사'가 아닌 코로나19 항체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신속항체검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속항원검사 키트 대신 신속항체검사 키트로 잘못 구매하며 일어난 해프닝으로, 결국 필요없는 키트를 사는 데 예산을 낭비한 셈이다.
법무부는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앞서 법무부가 소년원과 치료감호소에 별도의 방역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보호외국인에 대한 코로나19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확보한 법무부의 '2021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범죄예방정책국 산하 소년원과 치료감호소에 방역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주 난민인권단체들은 화성 등 전국 3개 외국인보호소 수용인원이 평소의 2~3배 가까이 늘어났고 한 방에 5~12명 정도가 같이 생활하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하지 않는다는 보호외국인들의 말을 전했다. 마스크 상시착용 방침은 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1월27일 이후에 이뤄졌다.
다만 법무부는 별도 '방역예산'으로 명시돼 있진 않지만, 방역물품은 '일반수용비'와 '구호교정비' 예산으로 구매한다며 소년원과 치료감호소에 마스크 예비수량을 보유하고 주기적으로 지급하고 해명했다. 보호외국인에도 1명당 주 2매에서 3매씩 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외국인보호소도 예방차원에서 확실하게 관리해왔다고 해명했다.
한 교도소 내에서 일회용 주삿바늘을 재사용한 관행이 사실도 드러났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출받은 '2020년 인권위 진정 조사 현황'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1월2일 '구금 시설 내 일회용 주삿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 진정과 관련해 법무부에 구제 조치를 권고했다.
수용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일부 수용자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무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인권위에는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관련 진정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 중인 교정시설 수용자들로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호소해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진정, 가족이 수용자의 확진 여부를 문의해도 답변을 받지 못한다는 진정이 집수되고 있다"며 수용자들에 적절한 의료 조치를 보장하고 내부 처우를 알릴 수 있도록 통신 수단을 허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확진 수용자 가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접견교통권 보장을 위해 7일부터 편지 발송을 허용했다"며 "단 코로나 전파 방지를 위해 3일 동안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자연건조 후 발송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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