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 25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인정된다고 결론지었다.
인권위는 이날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 주장이 인정된다"며 "이는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그동안 피해자의 주장을 거짓으로 모는 등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였던 이들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피해자 A씨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던 대표적 인물이다. 진 검사는 지난해 7월 자신의 SNS에 박 전 시장과 팔짱 낀 사진과 함께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며 사실상 A씨를 비꼬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 1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꽃뱀은 왜 발생하고, 수틀리면 표변하는가'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어 전날(지난 14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서울중앙지법 판결을 두고 '독일 나치 돌격대'로 전락한 수준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인권위 조사와 관련해서는 현재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진 검사가 피해자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던 만큼 향후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성추행 의혹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인권위 결정은 성희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장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면서도 "피조사자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결정엔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오 전 실장은 경찰이 지난해 12월30일 서울시 전·현직 직원들의 성추행 방조 등 고발 사건에 대해 불기소(혐의없음)로 결론 냈다고 발표하자 "경찰 조사에 의해 고소인 측 주장이 거짓이거나 억지 고소·고발 사건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한 바 있다.
SNS에 피해자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고소된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음란문자의 실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라"는 등의 공개서한을 보내 2차 가해 논란을 빚었다.
다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입장문에서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정치권이 피해자의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았다.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남 의원은 현재 박 전 시장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유출해 A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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