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혔던 호반건설은 막판 해외사업의 손실 발생을 이유로 포기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합병(M&A)이 취소된 이듬해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2년 정도 지난 후 시기가 좋으면 기업가치를 높여 다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에 한번 실패했을 때 이미 잠재적 매수자를 모두 접촉한 상황이어서 다시 단기간 내 M&A를 성사시키기 힘들다”고 했다. 올 4분기면 이 회장이 언급한 2년의 시간이 도래한다. 산은이 당분간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혀 M&A 이슈는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공개했고 대우건설 주식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의 고위 관계자도 “로드맵에 따라 내년 상반기쯤 매각이 재추진될 수 있다”고 언급해 다시 M&A설이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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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연말 M&A 계획 나온다”━
2018년 대우건설 채권단인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1조6000억원(주당 7700원)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산은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주당 1만5000원에 인수해 이미 절반 가까운 손실을 피할 수가 없는 상태다. 공적자금 피해도 산은이 떠안아야 할 부담 중 하나다.대우건설 주가는 지난해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과 함께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며 최저 2250원까지 내려 매매예정가격 대비 3분의1 토막이 났다. 이후 1년 만에 대우건설 주가는 다시 2.5배 이상 뛰며(3월2일 기준 종가 5830원) 2018년 수준에 근접했다. M&A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든 건 도래된 시기상의 이유도 있지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거품을 우려할 정도로 단기간 내 폭등한 데다 대우건설 실적이 어느 때보다 좋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성공적인 M&A를 위한 적정시기라고 확정할 수는 없어도 그나마 좋은 타이밍을 놓칠 수 없다는 계산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최근 5~6년 실적을 볼 때 올해 최정점이 예상되고 M&A 임무를 맡은 김형 사장의 임기가 올 6월 종료될 예정이어서 연임의 중요한 기로에도 서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2914억원과 영업이익 25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65.4% 급성장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공능력평가 기준 업계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1350억원)이나 현대건설(899억원)을 앞서는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변화를 봐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21.0%, 47.2% 감소했지만 대우건설은 증가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건설사업이 잇따라 중단돼 국내 건설기업 대부분이 타격을 피하지 못했던 상황에서도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전체 실적을 보더라도 매출 8조1367억원에 영업이익은 53.0% 급증한 5583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6.9%로 최근 6년간(▲2015년 1.7% ▲2016년 -4.2% ▲2017년 3.6% ▲2018년 5.9% ▲2019년 4.2%)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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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주원인은 직원들 혹사?━
산은은 대우건설-호반건설 M&A 실패 후 2019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세우고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 지분을 넘겼다. 구조조정과 매각뿐 아니라 산은이 출자·관리하는 금호아시아나와 한국지엠(GM) 등도 전문적으로 관리한다는 계산이었다.산은 수석부행장을 역임했던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대우건설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로 해 M&A 움직임을 가시화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우건설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구성원에 속해 있다. 이사회에 제출된 의안을 심의할 수 있고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산은 내 대표 구조조정 전문가란 평가를 받는다. 산은과 대우건설 안팎에선 중국자본의 인수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KDB인베스트먼트의 경영 관리가 강화되며 대우건설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건설은 M&A 실패 후 해외 신도시 사업과 재건축 리츠 사업 및 자산관리회사 설립 등을 잇따라 성공시켜 실적 성장을 이뤘지만 이면에는 혹독한 긴축경영에 따른 내부 반발도 적지 않다. 대우건설 노조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임금 동결과 외부인사 영입, M&A를 위한 단기성과 집착으로 임직원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급격한 실적 성장에도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7년 3위(평가액 8조3013억원)에서 3년 만에 5위권 밖으로 밀려나 2020년엔 6위(8조4132억원)에 머물렀다. 2019년엔 5위(9조931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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