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김규빈 기자 = 5개월 만에 재개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합병·회계부정 의혹'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2015년 추진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조직적으로 계획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고 삼성 측 변호인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이라며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박사랑 권성수)는 11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 11명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당초 재판은 지난 1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한 차례 기일이 연기됐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의 쟁점과 피고인 측의 입장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들이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다.
이날 검찰은 예정대로 PPT를 준비해 1시간가량 이 부회장 등의 공소요지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이 부회장과 그를 보좌하는 미래전략실이 이 전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벌인 불법합병, 회계부정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금산결합과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유지하던 이 부회장이 순환출자 규제 등으로 지배력을 상실할 위험에 놓이자 승계계획안 '프로젝트-G'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했다고 봤다.
검찰은 "고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미전실은 에버랜드 상장을 완료하고 그 과정에서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변경했다"며 "상장 전 6조~8조원 상당으로 추정된 제일모직 시가총액은 2014년 12월말 21조원가량으로 늘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불법합병을 추진하면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투자자들에게 거짓정보를 유포하며 중요 정보를 숨기는 부정거래 행위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이 전 부회장이 삼성생명 분할 및 지분 매각 관련 거래를 협의하기 위해 워런 버핏(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직접 만났다"며 "관련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불법합병·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미전실장, 김중종 전 전략팀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 11명을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일부 사실관계를 제외하고 사실관계와 법리 모든 측면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이 합병추진 배경에 대해 제일모직의 주가가 높게 형성돼 합병비율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된 때를 노렸다는 취지로 밝히자 변호인은 "합병비율이 의도적으로 왜곡됐다면 그 자체로 범죄행위가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변호인은 "제일모직은 상장 때부터 재무구조가 탄탄했고 바이오산업의 가치 상승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좋았다"며 "시장의 관심 증대로 주가가 상승하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산 4조5000억원 상당을 과다계상했다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선 "없는 자산을 부풀리지 않았고 보유한 가치 그대로, 실질에 부합하게 회계처리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 권고가 내려졌던 점을 거론하며 "사실상 검찰이 전력을 다해 수사가 진행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피고인들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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