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수형인에 대한 재심 청구사건 공판에서 생존 수형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사진은 16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진 후 한 유족이 목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제주 4·3 사건 당시 불법 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생존 수형인 고태삼(92)·이재훈씨(91)가 제주 4·3 행방불명 수형인들과 함께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16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심리로 열린 제주4·3 수형인 일반재판 재심 청구사건 선고공판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70년 넘도록 전과자 신세로 살아온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며 무죄를 선고 받은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제주4·3 당시 영장 없이 체포돼 경찰의 살인적 취조와 고문을 받은 뒤 이름만 호명하는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형무소에 수감됐다"며 "오늘 무죄 판결은 이를 바로잡고 사법정의를 올곧게 구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순을 넘긴 나이가 돼서야 평생의 한을 풀 수 있게 됐다"며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지만 이제는 한을 풀고 명예롭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태삼씨는 1949년 6월6일 동네 청년회의에 참석했다가 회의장소를 덮친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당시 인천형무소에서 1년을 살았다.

이재훈씨 역시 1947년 8월13일 우연히 만난 경찰의 잇단 질문에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 산다고 답했다가 영문도 모른 채 체포돼 재판을 거쳐 같은곳에서 1년을 복역했다.


이날 원희룡 제주지사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는 도민 메시지를 내고 "생존 수형인 두 어르신과 가족들의 상처가 아물고 진정으로 행복한 여생을 누리기를 소망한다"고 기원했다.

원 지사는 "붉은 동백 꽃처럼 강인한 의지와 생명력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신 고태삼 어르신과 이재훈 어르신께 존경과 위로의 말씀드린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생존 수형인 두 어르신과 가족들의 상처가 아물고 진정으로 행복한 여생을 누리시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