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질병을 앓다 다른 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 유족의 업무상 재해 신청을 공단 내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판정위)도 열지 않은 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업무상질병이 아닌 다른 병으로 사망했다면 판정위를 열고 다른 병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따져야 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A씨의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콜택시 회사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6년 6월 대장염 소견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A씨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패혈증이었다. B씨는 2018년 1월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다.
그런데 공단은 A씨가 기존에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았던 뇌출혈, 폐렴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했다.
이에 B씨는 "유족급여 지급 결정을 할 때 판정위 심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위법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B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신청하면서 사망원인이 기존에 승인한 상병에 대한 추가상병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원칙에 따라 판정위 심의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정위 운영규정에 따르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추가상병 요양급여'를 신청한 질병을 판정위 심의 제외대상으로 정하고 있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는 요양급여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상병에 의한 신청이더라도 심의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와 질병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명백한 경우 판정위 심의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정하고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또 다른 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이 신청한 유족급여 등에 대해서는 상당인과관계가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단 스스로도 업무상 질병에 대해 판정위 심의를 거칠 것을 원칙적 절차로 규정하고 있다"며 "업무상 질병 판정의 객관성·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위원회를 도입한 취지에 비춰보면 추가상병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에 대해 위원회 심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유족급여 등을 부지급한 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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