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자가면역질환인 염증성장질환(IBD) 치료를 위해 면역을 억제하는 '인플릭시맙'을 투약한 환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을 때 항체 생성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한 환자들에선 항체 수준이 회복된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인플릭시맙으로 IBD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1·2차 백신 접종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엑스터대학은 최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IBD 치료를 위해 광범위하게 쓰이는 항체 치료제 인플릭시맙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항체 반응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며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안심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CLARITY Study) 결과는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등의 지원을 받아 최근 영국 위장병학회 소화기분야 권위지인 '거트(Gut)'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백신을 접종하면 항원이 면역계를 자극해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 항체가 감염으로부터 접종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백신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충분한 양의 항체가 생성돼야 한다.
연구진은 인플릭시맙과 같은 항 종양괴사인자(TNF) 치료제는 IBD 같은 면역 매개 염증성 질환에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면역체계를 억제해 백신 효과를 감소시키고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플릭시맙으로 치료 중인 IBD환자 중 865명을 대상으로 화이자 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항체 반응을 측정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인플릭시맙으로만 치료를 받은 참가자들의 약 3분의 1만이 유의미한 수준의 바이러스 항체가 생성됐다. 인플릭시맙 외에 '아자티오프린' 또는 '메토트렉세이트'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동시에 처방받은 환자들의 경우 1차 접종 후 항체 수치가 훨씬 더 낮았다.
하지만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거나 이미 2차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항체 반응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연구진은 항 TNF 약물을 투약한 환자들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에서 우선순위로 간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인플릭시맙이 면역체계를 둔하게 만들어 코로나19 감염 및 이후 잠재적인 재감염의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항 TNF 요법과 같은 면역조절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1차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경우 적절한 수준의 항체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후 예방 접종을 맞았거나 2차 접종까지 마친 환자들에선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항체수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TNF 치료를 받는 모든 환자가 적절한 시간 안에 2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우선적으로 맞아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닉 파웰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IBD 환자들에게 무척 어려운 시기임을 알고 있지만 인플릭시맙 치료중인 환자들은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며 "2차 코로나19 백신까지 모두 접종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철저히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2020년 11월에는 인플랙시맙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이 사이토카인 폭풍 같은 과잉면역반응으로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커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자가면역치료제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염증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된 IBD 환자 중 항 TNF 요법을 받는 환자들은 대체 약물을 처방받은 코로나19 환자들보다 예후가 좋으며 증상도 개선됐었다.
당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인플릭시맙을 시험했던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호주 퀸스랜드 대학 연구진은 TNF 억제제의 코로나19 치료에 대해 "생물학적인 타당성과 임상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이 뒷받침됐다"고 평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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