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가 강간을 덮으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의 실명을 밝힌 청원자 A씨는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일을 고발하겠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이어 “○○대학교 동료 교수인 B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여자로서 세상에 나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서 제 실명을 밝히고 공개한다”고 썼다. A씨의 실명은 현재 국민청원 요건에 위배돼 관리자에 의해 수정됐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교 부총장이었던 C교수에게 강간 사실을 말하고 분리조치를 요청했으나 C교수는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대학교 측은 A씨를 내쫓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했다.
청원자는 “동료 여교수마저 강간한 교수이면 학생들은 얼마나 위험할까”라며 “○○대학교 양성평등센터에 (강간 사실을) 신고하고 학생들과 분리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대학교 측은 A씨 요청에 대해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열었지만 B씨와 학생들을 분리조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같은 조치가 적절한지 세상에 알리고 싶다. 여자 교수가 성폭행 당해도 이 정도면 학생들은 피해를 입었을 때 어떡하냐”라며 “저는 실명을 공개했으니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생각하면 고소하라”라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전 11시15분 기준 17만명이 동의했다.
사건과 관련해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B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한 연구센터에서 연구과제를 함께 진행했다. B씨는 센터장을, A씨는 부센터장을 맡았다.
A씨는 “B씨가 2019년 6월 회식 후 집에 바래다준다는 핑계로 따라왔다. 가라는 말을 무시하고 완력으로 집 안으로 들어와 강간했다”며 “B씨는 최근까지도 회식자리에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부총장인 C씨에 대해 A씨는 “C씨는 ‘그런 문제가 밖으로 나가면 안 되니 참아라’, ‘친하게 지내려고 한 성희롱이 무슨 벌 받을 일이겠냐’ 등의 말을 반복하며 지속적인 피해자의 문제 해결 요청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B씨는 “A씨 집까지 간 사실은 인정하지만 성폭행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지난해 10월 부센터장 제도를 없애고 A씨를 직책에서 해제한 의혹을 받았다. 대학교 측은 지난달 21일 C씨를 보직 면직 처리했으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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