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월5일 개설된 ‘인권나래센터’는 장병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센터 개소식에서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은 “인권 존중은 시대가 요구하는 헌법적 가치”라며 “공군인권나래센터가 공군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번 공군 부사관 사건에서 인권나래센터는 피해자 보호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부대 내 조직적 은폐를 사실상 방조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정비하기로 한 인권나래센터 업무 매뉴얼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다.
피해자인 이모 중사의 국선변호사도 인권나래센터 인권침해구제팀 소속이었다. 이 변호사는 지난 3월9일 선임된 이후 단 한번도 이모 중사와 만남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고소장을 비롯한 고소인 진술조서 등 기본적인 자료조차 갖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은폐 및 방조, 부실수사 정점에는 인권나래센터가 속해있는 공군본부 법무실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군 법무실에서 피해자의 신상 정보가 유출됐으며 피해자에 대해 외모를 평가하는 등 2차 가해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공군참모총장의 지시로 가해자와 2차 가해에 대한 신속 수사가 내려졌지만 공군 검찰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겨우 가해자인 장모 중사를 처음으로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장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청구되지 않았다. 장 중사는 사건 직후 협박과 회유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기 때문에 구속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결국 장 중사는 지난 1일 사건을 넘겨 받은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서 구속됐다.
결과적으로 공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권 대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군 주도의 인권 대책으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민간 참여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군인들의 인권 보장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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