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담임목사로 있던 개신교 교회의 자금 1억6000만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목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 이영훈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79)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9월 서울 마포구 소재 B교회의 당회(교회 안 목사·장로 모임) 회원들에게 "예장통합총회에서 진행된 담임목사의 재판에서 큰 비용을 사용했다"며 "얼마를 썼는지 묻지 말고 예비비로 보전해달라"고 지시해 교회 업무상 예비비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해당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근무하다 퇴임했지만 이후에도 당회의 부탁을 받아 교회 운영을 총괄하는 대리당회장으로 근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교회 예비비 1억7000만원 중 1억67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본인의 계좌로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대리당회장은 당회 결의권을 갖지 않고 재산 관리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상 횡령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대리당회장이 예산 관련 회의의 회장을 맡는데다 교회 내규에도 대리당회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교회에서 모범이 돼야 할 피고인이 적지 않은 금액을 횡령해 교인들에게 정신적 타격을 줬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교회와도 합의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이 헌금 등의 명목으로 8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교회에 반환했고 처벌을 원치 않는 교인들 수도 상당하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독단적으로 하지 않고 장로들이 범행을 방조하거나 가담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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