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6.2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창남 기자 =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둘러싸고 시와 시의회 간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처음 마련한 '조직개편안'이 지난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만 해도 시와 시의회 간 협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오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에 대해 줄줄이 제동을 걸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추경을 심의하는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 방문한 뒤 브리핑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시의회 110석 중 101석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앞서 시의회 상임위는 지난 22일 오 시장이 취임 직후 의욕을 보인 '1인 가구 지원사업'의 추경 편성액 약 28억원 중 20억원을 삭감했다.

또 서울형 교육플랫폼 '서울 런'(58억원)을 비롯해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47억원), 청년 지원 사업(3억원), 서울형 공유어린이집(4억원) 예산 역시 줄줄이 전액 삭감됐다.


오 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교육, 복지, 일자리, 주거 등 4가지 사다리가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서울시민들이 희망을 갖고 미래를 그려갈 수 있다"며 "계층이동 사다리 지표를 모든 세부 정책에 다 적용시켜 후한 점수를 받은 정책을 우선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사다리 복원이야말로 계층 이동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징검다리로 교육대계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따로 없다"며 "부디 추경 원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간청했다.

반면 시의회는 서울시의 '관성적 예산 편성'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 24일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런'은 서울시 평생교육포털, 서울시교육청 e학습터, EBS 등 유사한 학습 콘텐츠가 제작?보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의 중복투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사업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소속 A 시의원은 "집행부는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하지만 예산안을 보면 너무 관성적으로 편성한 게 많다"며 "민주당 역시 '발목잡기'라는 비난을 피하고 싶지만 말도 안 되게 편성하다보니 비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추경 브리핑 역시 도마에 올랐다. 오 시장은 낮은 자세로 지난 24일 시작된 시의회 예결위를 참석했지만 이후 추경 브리핑을 연 게 화근이 됐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예결위 참석 뒤 곧바로 추경 브리핑을 연 것에 대해 문제 삼은 것인데, 오 시장이 '언론플레이'를 위해 예결위를 이용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와 시의회 간 관계가 꼬이면서 추경 통과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민주당 소속 B의원은 "예결위에서 어떻게 심의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예결위가 원안대로 살릴 경우 상임위에 의견을 묻게 돼 있는데 그 결정을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오 시장의 철학이 반영된 사업으로 일단 시작한 다음에 성과를 판단해도 되지 않냐고 시의회에 간곡히 부탁했다"며 "회기가 끝나는 6월 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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