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의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사흘 앞둔 9일 밤 서울 종로구 을지로의 노가리 골목 앞에 모인 시민들. © 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다음주부터는 사실상 저녁 약속을 못 잡으니까요. 이대로 보내기는 아쉬워서 동료들이랑 급하게 약속을 잡았어요." (30대 직장인 한모씨)
"원래는 월말에 모이기로 했었는데 그때는 2명씩만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오늘 보자고 하고 나왔어요." (20대 학생 김모씨)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앞둔 9일 밤 9시20분쯤, 서울 종로구 을지로의 노가리 골목 일대가 '마지막 불금'을 즐기러 온 젊은층으로 북적였다.


평소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골목 초입부터 시끌벅적한 소음이 밀려왔고 가게마다 테이블이 대부분 3~4인 손님으로 차있었다.

손님 대부분은 학생 또는 직장인으로 보이는 20~40대가 차지했다.

직장인 한모씨(36)는 방역 강화 지침에 이날 급하게 직장 동료들과 '번개'를 잡았다고 했다. 한씨는 "정부 발표가 나자마자 카톡방에서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야외니까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예정된 약속을 앞당겼다는 학생 김모씨(22)는 "뉴스에서 변이 바이러스 얘기도 하고, 확진자도 많다고 해서 걱정이 되긴 하는데 막상 (4단계가) 길어지게 되면 아예 약속을 못 잡을 거 같아서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친 채로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는 모습이었다. 아크릴 가림막이 테이블마다 설치됐지만, 테이블 거리가 넓지 않아 4인 손님이 앉을 경우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았다.

영업 제한 시간인 밤 10시가 가까워오자 손님들이 대거 인근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며 골목이 가득 차기도 했다. 역사 주변에서는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 간 길거리 헌팅이 이뤄지기도 했다.

9일 밤 서울 종로구 노가리 골목 일대에서 영업제한 시간인 밤 10시가 다가오자 자리를 떠나는 손님들. © 뉴스1

다만 가게 영업주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평소보다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방역 강화 지침이 장기화할 우려도 전했다.

한 노가리 전문점 사장은 "오늘 손님은 평소의 3분의 1정도"라며 "오늘 장사는 이게 전부다. 원래 한 바퀴 더 돌아야 하는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손님이 많지 않아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했다. 이 가게는 20석 가까운 자리 중 4~5곳이 비어있었다.

또 다른 가게 사장은 방역당국의 단속으로 오히려 밀집도가 높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이 사장은 "원래 도로변까지 테이블을 놓을 수 있었는데 단속 대상이 되면서 (테이블을) 가게 안쪽으로 놓다보니 테이블 간 거리가 오히려 더 좁아졌다"며 "야외라 이제까지 확진자도 없었는데 업주만 악역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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