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녁 서울 혜화동 대학로 거리.© 뉴스1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금준혁 기자,신윤하 기자 = 서너 명씩 모여있던 사람들이 오후 6시가 되자 흩어지기 시작했다. 네 사람이 두 사람씩 나눠지며 헤어지는 식이었다.
거리는 한산했고 그나마 오가는 사람의 대부분은 연인이었다.

오후 6시부터 '3인 모임'이 금지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후 첫 주말 17일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풍경이다.


시민들은 다중이용시설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모씨(25·여)는 "생필품을 살 게 있어서 잠깐 밖에 나왔다"면서도 "아무래도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섭취하는 카페 등 공간은 코로나 때문에 잘 안 가게 되고, 밤에는 집에서 안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2030세대들의 '핫 플레이스'(인기 많은 지역)로 꼽히는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분위기도 비슷했다.


거리의 벤치에는 시민들이 앉을 수 없게 그물망이 처져 있거나 '띄어앉기 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지난주만 해도 시민들은 이 벤치에 앉아 음식과 음료를 섭취했다.

'공원 내 음주 금지, 위반 시 과태료 10만원'이란 안내판도 벤치 주변과 잔디밭마다 세워진 상태였다.

오후 6시 이전에도 인파는 평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고 3인 이상 만남은 대부분 가족 모임이었다.

그러나 오후 6시가 되자 각자 집으로 향하며 흩어졌다.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친구 2명과 인사를 나누던 김모씨(28·여)는 "오늘이 생일이라 점심부터 만나다가 카페에서 '3인 이상 금지' 고지를 받고 벌써 헤어지는 중"이라며 "방역 때문이니 어쩔 수 없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했다.

17일 저녁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 뉴스1 신윤하 기자

식당이나 카페를 찾은 서너 명 무리가 '3인 모임 금지'를 지키기 위해 테이블을 나눠 앉는 경우도 있었다. 일명 '쪼개기' 꼼수다. 외출을 자체하고 만남을 최소화하자는 4단계 취지와는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상 '셧다운'(봉쇄)에 가깝다는 4단계 조치에도 이날 오전 백화점 명품 매장 앞 장사진은 여전했다.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안 샤넬과 에르메스 매장 앞은 '오픈런'을 준비 중인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오픈런이란 명품매장 앞에서 줄을 서다가 문이 열리면 일제히 안으로 뛰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개점과 동시에 거리두기 수칙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직원들은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연신 외쳤다.

샤넬 매장 대기번호는 개점 10분 만에 86번까지 찍혔다. 일부 손님들은 매장 벽에 기대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20대 여성 이모씨는 "주말이고 더워서 실내에 있으려 한다"고 했고, 40대 남성 박모씨는 "코로나라 불안하지만 꼭 사야 할 선물을 사러 왔다"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여의도 더현대서울 등에서 확진자 100여명이 발생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455명으로 역대 네 번째로 많은 규모다. 수도권에서 1018명(전국 대비 72.5%)이 나왔지만 비수도권도 386명이 발생하면서 비율상으론 전날 25%보다 늘어난 27.5%를 차지했다.

4차 대유행이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으로도 확산히자 정부도 비수도권 전체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꺼내 든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 경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저녁 6시 이후에는 모임 인원을 추가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