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을 담당한 광주 남부경찰서가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이며 질타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광주 남부경찰서에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사실을 밝힌 여중생을 오히려 검찰에 송치하고 폭행 공모 정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해학생의 휴대전화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8일 광주 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소속 수사관들은 두달 동안 '광주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5월20일 중학생 A양 측 고소장 접수 후 거론된 가해 학생 8명을 입건했고 일대일 소환조사도 진행했다. 경찰은 피해사실을 호소한 A양을 포함해 가해 학생 8명 중 5명 등 총 6명을 각각 폭행·공동상해·방조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남부경찰의 부실 수사 정황이 드러나 피해 학생 측 부모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20일 A양은 '동네 선배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5월18일 오후 7시쯤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 정자에서 동네 여자선배 등 8명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적었다.
남부경찰, 가해자 측 휴대폰 압수수색도 안 해… '쌍방폭행'으로 단정 

광주 남부경찰서가 학폭 피해를 호소하는 여중생이 가해자들과 쌍방 폭행을 저질렀다며 단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당시 현장에 있는 것이 확인된 목격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고등학생 B양과 중학생 C양이 A양의 멱살을 붙잡으며 집단폭행한 정황을 발견했다.
당시 10분가량 폭행 과정은 현장에 있던 가해 학생 8명 중 방조 혐의로 송치될 예정인 D양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후 D양은 B양에게 해당 영상을 전송했고 이를 친구들과 함께 돌려보면서 2차 가해를 저질렀다.

이 사실을 인지한 A양 부모는 수사 직후 담당 수사관에게 가해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같은 요청을 묵살했다. 그 사이 B양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팔았다.

경찰은 사전 폭행 공모를 위해 가해 학생들간 주고받은 메시지와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 이후 2차 가해 정황 등이 담긴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A양이 폭행에 대항한 것을 쌍방폭행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폭행 당시 A양은 나머지 가해 학생 6명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여기에 일부 가해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과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폭행 정황이 담긴 결정적 영상을 확보한 것은 가해 학생 측 맞고소가 진행되고 나서였다. 가해학생 측은 자신들도 억울한 피해자라며 해당 영상을 맞고소의 증거물로 제출했다.

A양 부모는 부실 수사를 넘어서 가해 학생 측 입장만 대변하는 '편파 수사'라고 비판했다. 뉴스1에 따르면 A양 부모는 "이번 사건을 재조사해달라는 탄원서를 광주경찰청과 남부경찰서장에게 제출했다"며 "내 딸이 억울한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현재 남부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