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윤수희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태와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대해 검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인사들의 펀드 사기범행 가담 및 로비 의혹을 수사한 결과, 지난 4일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금융감독원 검사를 연기할 목적으로 고문단의 역할을 과장해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고, 문건에 기재된 인물들로부터 옵티머스 운용 및 판매와 관련해 직·간겁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옵티머스 고문단'으로 알려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양호 전 나라은행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도 수사대상에 올랐지만 검찰은 모두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양 전 행장은 2017년 9월 옵티머스 주식 15%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가 됐는데 김재현 대표에게 금융권 인맥을 소개하는 등 로비활동을 하고 경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2017년 11월 김 대표로부터 금융감독원이 우호적으로 일처리를 해준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이 전 부총리를 통해 금감원에 민원을 넣으려 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이 전 부총리의 경우 김 대표가 지난해 5월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이 전 부총리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아이매스발전소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 중'이란 대목이 있어 주목받았다.
검찰은 하자 치유 문건을 발견한 뒤 양 전 행장과 이 전 부총리, 김 전 이사장, 성명 불상의 1명 등 모두 4명에 대해 수사를 개시하고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지만,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채 전 총장의 경우 옵티머스가 투자한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수사 개시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를 진행할 뚜렷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와 연락한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검찰은 마찬가지로 수사를 개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 5월과 7월 이 전 장관과 채 전 총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지사는 서면으로만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 전 총장과 이 지사 모두 식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청탁 사실은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6월 경기도에서 봉현물류단지 사업의 인허가 신청을 최종 반려 처분하는 등 사업경과에 비춰 수사를 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 자치행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 A씨가 옵티머스 홀딩스 회장이자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56)로부터 오피스텔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뒤 신씨의 지인 사업을 도왔다는 의혹도 검찰은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옵티머스 로비스트 4인방 중 핵심으로 꼽히는 신씨는 김재현 대표에게 로비를 명목으로 약 10억원을 편취한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다만 검찰은 이진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옵티머스 2대주주인 이동열씨로부터 수입감소 보상명목으로 금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전 행정관은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의 배우자이자 옵티머스 지분 9.8%를 보유한 인물이다. 그는 청와대 입성 후 월급이 3배 뛰었다는 의혹 등이 불거졌으나 수사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는 김재현 대표 등이 공기업이나 관공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나 정보기술(IT)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돈을 끌어모은 다음, 사실은 비상장 부동산업체 등이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Δ펀드운용 비리 Δ펀드자금 사용처 비리 Δ펀드로비 비리 Δ범죄수익환수 4개 분야로 수사한 결과, 15명을 구속하고 16명을 불구속기소 하는 등 모두 32명(1명은 기소중지)의 처분을 마쳤다.
아울러 40회의 추징보전 결정을 통해 펀드자금이 투입된 61개 사업장의 재산 약 4200억원을 동결했다.
범행을 주도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751억7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측은 지난 2019년 옵티머스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데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2017~2018년 경 옵티머스 펀드 사기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급격하게 확산되기 전에 검찰이 관련 사건에 대한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 확산을 조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지난 2018년 자신들이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투자한 펀드기금이 성지건설 무자본 인수합병에 쓰였다며 옵티머스 경영진을 상대로 횡령 등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사건은 같은해 10월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됐다.
서울중앙지검은 투자금이 투자제안서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계획에 따라 사용됐고, 전파진흥원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재산상 손해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듬해 5월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맡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부실수사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최근 이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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