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 청와대 수석들이 참석해 있다. 2021.8.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정재민 기자,김유승 기자 = 여야는 23일 청와대가 6개월여 만에 출석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코로나19 방역전략 및 백신 확보 문제를 중심으로 공방을 벌였다.
청와대는 이날 여야 모두로부터 언중법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았으나 거리를 두며 "입장이 없다"는 답만 반복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 군(軍)내 연이은 성폭력 사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20년 만에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여야로부터 언중법에 대한 입장을 여러 차례 요구받고 진땀을 흘렸다. 여당은 찬성, 야당은 반대 입장에 설 것을 촉구했다.

유 실장은 언중법에 대한 청와대의 관여 여부는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청와대는 어떤 입장도 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기조는 "초지일관 달라진 게 없다"면서 '정권연장을 위한 게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유 실장은 '대통령에게 법안 거부권을 건의해 달라'는 야당의 요청에는 "(대통령의 판단인 만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文 '침묵'이 동의(?)…유영민 "해석은 자유로이 하시라"

다만 유 실장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침묵이 법안에 대한 묵시적 동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에 "해석은 자유로이 하시라"고 답함으로써 사실상 여당이 추진 중인 언중법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방역 및 백신 부분과 관련해서는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의 출석을 놓고 여야 간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물론 전 의원, 같은 당 성일종·김기현 의원 등은 고강도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현 방역 상황에 대해 실무 책임자인 기 기획관이 회의에 출석해 직접 발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 기획관이 하는 일은) 사회수석실에서 총괄하고 있고 이태한 사회수석이 참여했으니 답을 들을 수 있다"며 "이걸 자꾸 이슈화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실장은 이와 관련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1.8.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유 실장은 코로나19 백신 확보 계획에 대해서는 "이월되는 백신 물량 총 8000만회분에 내년에 신규로 총 9000만회분을 구매함으로써 1억7000만회분"이라며 "내년에 들어오는 백신은 리보핵산(mRNA) 방식의 화이자, 모더나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개숙인 靑 "부동산 문제는 굉장히 아픈 곳"

청와대 인사들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김민철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지적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유 실장 또한 김기현 의원의 비판에 "부동산 문제는 (현 정부에) 굉장히 아픈 곳"이라며 "할 수 있는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오르는 집값을 어떻게 잡을 거냐'는 취지로 물었을 땐 답답한 듯 "저도 결혼한 아들이 아직 집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주 간첩단 사건에 대한 야당의 지적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정보원장 재직 당시 간첩단 사건에 대한 결재를 미뤘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부인하면서 "간첩 업무는 국가방첩 업무로, 이는 남북관계와도 연관 지을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야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놓고 서로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관련 영상들을 띄우면서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이 팬들에게 '선플운동을 전개하자'고 언급하는 내용의 영상을 띄우면서 드루킹 조직의 선플운동 제안 직후라고 설명했고, 문 대통령 아내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 조직과 악수를 나누는 영상 또한 띄웠다.

한병도 의원은 "영상은 뉴스와 같은 공적 매체를 통해 반영된 것만 사용하는 것으로 얘기가 되지 않았나. 또 대통령 (동영상) 말씀은 예가 전혀 잘못됐다"며 "드루킹과는 전혀 관련없는 4개 팬클럽 연합 행사"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잘못된 영상이 이렇게 막 나오면 굉장히 왜곡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운영위원장(민주당) 또한 동영상 활용에 대해 주의를 주자 추경호 의원은 "동영상을 트는데 사전에 검열하고 제한받는 이런 위원회가 어딨냐"고 따졌다.

이런 가운데 유 실장은 '(드루킹 사건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그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철희 수석 "文대통령, 드루킹 댓글공작 몰랐을 것"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께서 드루킹의 존재를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드루킹이 벌인 댓글공작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영상에 짧게 등장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언급하며 "형 집행이 확정돼 구속상태에 있는 김 지사의 얼굴을 화면에서 보니 짠한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실장은 연이은 군내 성폭력 사건으로 인한 서욱 국방부 장관 경질론에 대해서는 "문제를 수습하고 대책을 내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당장의 경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았던 가운데 서훈 실장은 이와 관련해선 한국에 도움을 줬던 아프간인들에 대해 "국내 이송 문제를 포함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 대응 담당인 서주석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서훈 실장은 제12호 태풍 오마이스 대비를 위해 회의 종료 전 이석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30분쯤 시작해 오후 10시37분에 산회됐다. 출석 인원은 최소화됐고 방역 조치를 위한 정회도 회의 중간마다 이뤄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