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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한 견제를 강화한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은 내년 3월부터 2030년까지 90일마다 미 국방장관이 '한미 전작권 전환 로드맵' 이행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합참의장과 인도태평양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의 독립적인 군사 위험 평가를 요구한 것도 눈에 띈다. 한국의 전작권 전환 상황을 의회 차원에서 확인하고 검증하겠다는 차원이다.
우리 정부는 임기 내 전환을 염두에 둔 일정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최근 "부부간에도 생각이 다른데, 나라와 나라 사이 의견이 동일할 수 있겠느냐"며 한미 간 이견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올 연말 한·미 양국 대통령에게 전환 시기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종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 평가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양국 정부가 합의하더라도 미국 의회의 검증 절차를 우회한 속도전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반도 안보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고도화되고 있고, 북·중·러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 역시 중동, 우크라이나, 인도태평양 등에서 전략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한미동맹의 안정성과 연합방위 태세는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 전작권 전환이 동맹 약화나 지휘 공백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전작권 전환은 군사 주권 회복이라는 상징성을 갖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 억지력이다. 북한 위협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감시·정찰 능력과 지휘·통제 체계, 핵심 전력 운용 능력이 충분히 갖춰졌는지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정치적 시간표가 군사적 조건을 대신할 수는 없다. 최근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방비 증액과 자주국방 기조를 설명한 것 역시 역량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부는 조급한 일정보다 능력 검증과 한미 간 충분한 협의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 의회의 강화된 검증 요구 역시 동맹의 불신이 아니라 전환 조건을 분명히 하라는 현실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진정한 자주국방은 선언이 아니라 준비된 능력과 굳건한 동맹 위에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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