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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이, 국내 첫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이 각각 선정됐다고 한국수력원자력이 밝혔다. 지난해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영덕에는 2037~2038년까지 1.4GW(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2기가, 기장에는 2035년까지 0.7GW(700MW)급 SMR 1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에서 신규 원전 부지가 선정된 것은 2002년 신한울 원전 이후 24년 만이다. 2011년 강원 삼척 대진 원전과 경북 영덕 천지 원전 부지가 선정됐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계획이 백지화된 바 있다. 그만큼 이번 부지 선정은 한국 원전 산업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나아가 신규 대형 원전과 SMR 건설은 한국 경제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동시에 글로벌 차세대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의 성격도 있다.
특히 대형 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출력 조절이 용이해 미래형 전력원으로 평가되는 SMR의 국내 첫 건설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SMR은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등 전력 수요지 인근에 맞춤형으로 건설해 송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시작이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실적'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와 SK㈜·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업체들이 미국·영국·캐나다 등과 협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여겨볼 것은 중국의 속도다. 중국은 하이난(海南)성 창장(昌江)에 건설한 125MW급 SMR인 ACP100(링룽-1)의 시운전을 마치고 세계 최초 상업 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이 탈원전 정책으로 대형 원전과 SMR 개발을 사실상 중단한 사이 중국은 차세대 원전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것이다.
정부와 원자력 업계는 이번 신규 원전과 첫 SMR 부지 선정을 설계·건설·운용에 이르는 원전 기술 생태계 복원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원전 산업을 다시 궤도에 올려 AI 시대 전기 수요 폭증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그간 중동산 화석연료에 치중했던 '에너지 믹스(에너지원의 구성 비율)'를 개선하는 발판으로 활용할 때다. 이를 위해선 경쟁력 있는 원자력 분야를 반도체·AI 등과 함께 미래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일관된 의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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