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동탄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뉴스1


경기도 동탄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불씨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의 아파트 가격은 최근 1주일 만에 2% 가까이 급등했다. 전국 최고 상승률로, 서울 평균 상승률(0.27%)을 크게 웃돈다. 전용면적 84㎡인 한 아파트는 최근 22억원을 넘겨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넉 달 전보다 3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현지 중개업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반도체 호황이 동탄 집값 상승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분위기도 하루가 다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계약서를 썼다가 가격이 오르자 집주인이 위약금을 물고 더 높은 가격에 다시 매물을 내놓는 사례까지 나온다고 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부동산 시장 자극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억원대 성과급과 5억원 규모의 저리 주택자금 대출 등이 직원들의 아파트 매수 심리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거액 성과급 지급이 예상된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동탄은 여전히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투자 목적의 수요까지 가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동탄의 불씨가 다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다. 조짐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미 용인 기흥과 수원 영통 등 반도체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남부 집값이 들썩이면 서울은 물론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 성과급만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급등한 주식시장의 '차익 실현'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올들어 4월까지 증시에서 경기도 부동산으로 유입된 자금은 965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의 72%에 달했다. 서울 역시 같은 기간 2조4396억원이 유입돼 지난해의 62%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의 주택사업자들이 증시 수익금의 부동산 유입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전망을 밝게 본다는 취지의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에 쏠린 자금 시장 구조를 바꾸겠다며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펼쳐 왔고, 실제로 상당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전·월세 시장까지 불안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일부 증시 수익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향하는 '머니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우려되는 신호다. 주식 투자 수익이나 반도체 성과급 등의 '부동산 회귀'가 확산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가며 좀 더 입체적인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어렵게 형성된 자본시장 활력이 다시 아파트 시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악순환만큼은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