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국가가 토지를 시효로 취득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국가의 토지점유 추정을 바로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무단점유로 인정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토지 지적공부는 전쟁으로 멸실됐다가 1961년 복구되면서 분할되어 있었고, 일부 토지의 지목은 '도로'로 변경된 상태였다"며 "일정한 토지가 지적공부에 한 필지의 토지로 복구 등록된 경우 토지의 소재·지번·지목·지적과 경계는 그대로 복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적공부가 관계 공무원의 사무착오로 잘못 작성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지적원도나 지형도에는 이 사건 토지 인근에 도로가 개설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고, 1974년에는 지방도로, 1981년에는 국도로 이용되어 왔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국가가 일제강점기부터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해 도로로 점유·관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토지에 대한 국가의 자주점유 추정을 함부로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씨의 증조부는 일제강점기인 1913년 파주시에 있는 2026평의 토지를 취득했다.
이 토지에 관한 지적공부 등은 6·25 전쟁으로 멸실됐다가 1961년8월 복구됐는데, 그 당시 해당 토지는 1932평과 212㎡로 분할되어 있었고, 토지의 일부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후 재산을 상속받은 이씨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 총 135㎡를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는 재판과정에서 "토지를 일제강점기부터 국도로 점유·관리해 왔고, 적어도 1981년 3월 국도로 노선지정이 된때부터 20년이상 점유했으므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항변했다.
1심은 "도로로 편입된 토지에 관해 1961년 지적복구가 이뤄질 당시 작성된 토지대장에는 소유자로 이씨의 증조부가 기재되어있었고, 1978년 작성된 토지대장에는 '소유자미복구'라고 기재되어 있다"며 "국가가 토지를 도로로 편입해 점유를 개시할 당시인 1981년에는 지적공부가 복구되어 존재하고, 그 지적공부상 불상의 소유자가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국가가 토지를 소유권 취득의 법률요건 없이 무단으로 점유했다고 봐야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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