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법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산주의' 등의 발언을 해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재판을 다시 2심으로 돌려보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고 전 이사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을 해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다시 2심 재판을 받게 됐다.
16일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고 전 이사장의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은 문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평가나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할 뿐 명예를 훼손할만한 구체적인 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치적 이념에 대한 논쟁이나 토론에 법원이 직접 개입해 사법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 전 이사장은 지난 2013년 1월4일 한 보수단체의 신년하례회에서 “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 등의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고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과거 부림사건을 변호했고 그것이 공산주의 운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부림사건은 지난 1981년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교사와 학생 등 22명을 체포해 감금·고문한 뒤 허위 자백을 이끌어내 간첩으로 몰아세운 사건이다. 고 전 이사장은 지난 1982년 부산지검 공안부 검사로 있을 때 부림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림사건의 재심 변호를 맡았다.

앞서 1심은 “공산주의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북한과 연관돼 사용된다는 이유만으로 명예훼손이라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이념 갈등 등에 비춰보면 공산주의자 표현은 다른 어떤 표현보다 문 대통령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이라며 “고 전 이사장 발언은 표현의 자유로 보기 어렵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