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2020.7.1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는 10일 열릴 예정이지만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갈등 상황에서 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직 관리·갈등 해결 능력, 정책 현실성 쟁점될듯

앞서 SH 사장 첫 공모 후보자였던 김현아 전 의원의 경우 '부동산 4채' 보유 논란과 과거 발언 등 개인적인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다.


반면 김 후보자는 토지임대부 주택 등 정책 현실성, 조직관리와 갈등 해결 능력 등을 주로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위원 중 한 명은 "개인적인 부분은 이야기할 부분이 많지 않을 것 같다"며 "사사건건 공기업과 부딪혀왔던 부분이 있어 조직관리 능력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H 직원이 1000명이 넘는데 리더십이 없고 경력이 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20년 넘게 활동하면서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SH 분양원가 공개 소송을 이끌었고, 올해 초에는 SH가 분양원가 관련 자료를 은폐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탓에 SH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의 공모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청문회에서도 김 후보자가 어떻게 내부 구성원 반발을 잠재우고 조직을 이끌어갈지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임대부 주택, 취지엔 공감…자치구와 소통이 핵심

김 후보자가 주장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서는 청문위원들도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청문위원은 "매력적인 부분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과 현실성에 대해서는 검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아파트만 민간에 분양하는 제도다. 김 후보자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주택을 공급하면 강남에 30평 아파트를 3억원대에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초기 입주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또 다른 로또 아파트를 만들고, 공공 사업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치구의 반발을 넘어서는 것도 과제다. 김 후보자는 앞서 토지임대부 주택을 언급하며 "강남 옛 서울의료원 부지, 용산 정비창 부지 등 지을 곳은 많다"고 했지만 자치구들은 임대주택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 건설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도 앞서 용산 정비창 부지의 공공주택 건설 논의에 대해 "국제업무지구로 처음부터 계획을 세웠던 곳"이라며 "자기 땅이면 그렇게 짓겠느냐"고 반발한 바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역시 과거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의) 반값 아파트 취지는 좋다고 본다"면서도 "강남구 옛 서울의료원 부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해당사자들과 소통 능력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김인호 서울시의회의장이 지난 6월8일 서울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을 위한 '서울시 소상공인 4無 안심금융 지원 업무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6.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임명 강행 땐 오세훈·시의회 갈등 더 깊어질듯
김 후보자가 처음 지원했을 때 지원자 중 최하점을 받아 면접에서 탈락한 점도 논란이다.

오 시장은 김 후보자가 탈락하자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다른 후보자 2명을 모두 부적격으로 판단하고 재공모를 열었다. 김 후보자는 재도전 끝에 지난 3차 공모에서 1순위로 추천됐다.

이를 놓고 시의회는 "오 시장의 코드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장은 김 후보자 내정을 놓고 "오 시장이 몽니를 부리니까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의회는 임추위에서 이미 부적격으로 판단한 인물을 다시 후보자로 내정한 것이 옳은지 따질 예정이다.

SH 사장 인사청문회는 서울시와 시의회 협약에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법적 강제성이 없다. 시의회가 부적격 의견을 내도 오 시장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 오 시장과 시의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오 시장과 시의회는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 예산 삭감을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한 뒤 6일 입장문을 내고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한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시의회 민주당이 입장문에서 "흔들림 없는 행정사무감사로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부 의원들이 주장했던 행감과 인사청문회 보이콧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잠시 중단했던 행감도 이날 속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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