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월1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민간위탁 관리지침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9.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사회주택 사업이 일부 입주자 선정 과정에서 노조와 비영리단체(NPO) 활동 경력자를 우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당초 지원하려던 주거 약자의 입주기회는 오히려 제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사회주택사업 추진 실태와 성과를 조사한 결과, 행정상 조치 17건과 신분상 조치 1건 등 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해당부서에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본래 취지는 장애인·고령자·청년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

사회주택은 장애인, 고령자, 청년 1인가구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임대료가 저렴하고 오래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민관협력 주택사업이다. 지난 2015년부터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등을 주축으로 추진했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 실질적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했고, 불공정 입주자 선정으로 주거약자의 입주기회가 오히려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이해충돌이 있었고 사회투자기금과 관련해 일부 업체의 기금 사유화 등 도덕적 해이 문제도 있다고 판단했다.

◇노조 가입자, NPO 경력자는 입주 가산점

SH공사가 매입임대주택 865호를 사회주택으로 제공했지만, 일부 사회주택 사업자들은 입주자를 선정할 때 노조와 NPO 등 특정 경력·활동자를 우대했다.

일부 사회주택 사업자는 조합원 가입·출자금·회비 납부를 입주 자격요건으로 요구했다. 노조 가입자와 NPO 활동 경력이 있으면 입주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서울시는 이로 인해 오히려 주거약자의 입주기회가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7년간 2000억원 들였는데 주택공급 효과 847호

서울시에 따르면 사회주택 사업의 실질적인 주택공급 효과는 지난 7년간 847호에 불과했다. 2015년부터 투입한 예산은 2103억원에 달한다.

올해 말까지 입주가 확정된 사회주택 물량은 총 1712호로 당초 목표인 7000호의 24.5%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인 865호는 SH공사가 제공한 매입임대주택이다.

2019년 이전에 사회주택 사업자로 선정된 46개소 744호는 중 절반 이상인 27개소 491호가 주택을 공급하지 못한 상태다.

사회주택업체를 설립한 지 1~2개월 만에 사업자로 선정되거나 업체 간 대표와 등기이사가 중복되는 사례도 있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지난 9월 서울시의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나온 사회주택 비판 영상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1.9.7 © 뉴스1 이밝음 기자

◇심사위원이 대표로 있던 업체 선정…SH에 압력 행사도
서울시는 사회주택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이해충돌 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협회 이사장이 대표를 맡은 사회주택 업체 심사에 같은 협회 이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심사위원 본인이 과거 대표로 있었던 업체를 심사해 선정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는 또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 민간위탁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모에 참여한 SH공사에 압력을 행사해 공모참여 철회를 유도하는 위법사례가 발견됐다고 했다.

자치구와 사업자, 빈집 소유자 간 3자 협약을 위반하고 운영주체를 임의로 변경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운용업체가 서울시 융자받아 셀프 재융자도

사회주택과 사회투자기금 관련 일부 업체들의 '셀프융자'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시는 사회투자기금 운용업체로 선정된 업체 대표가 서울시에서 무이자 기금을 융자받아 자신이 대표거나 등기이사를 맡은 업체에 '셀프 재융자'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했다.

사회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융자한 사회투자기금은 총 328억1500만원으로 올해 만기가 도래한 채권은 41억3200만원에 달한다. 일부 업체는 만기가 지났지만 상환하지 않고 연체 중이다.

이이동 서울시 공공감사담당관은 "그동안 언론과 시의회, 국회 등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던 사회주택 사업 추진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조사의 개략적인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회주택 사업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재구조화할 수 있도록 조사결과를 관련 부서에 통보했다"며 "1개월간의 재심의 기간을 거쳐 12월 중 최종 감사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