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 2021.10.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비상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대신 현재 시행중인 '단계적 일상회복' 하에서의 방역 강화 조치를 고민하고 있는데, 이중 '방역패스'의 유효기간 설정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22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중환자 병상 여력은 거의 없는 상황이며, 감염재생산지수 등 방역 선행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전국적으로 병상 여력은 당분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추가접종, 방역패스 접종 유효기간 설정, 요양병원 방역 강화, 효율적 병상 활용 방안 등의 방역조치를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방역패스는 헬스장·목욕장·노래방 등 감염위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선 백신접종증명서나 PCR음성 확인서 등을 제시해야 하는 제도다.

위드코로나를 일찌감치 시작한 유럽 국가들 일부는 방역패스(백신패스 혹은 그린패스) 유효기간 자체를 6개월로 설정했지만, 방역패스 도입 당시 우리 정부는 예방접종 효과의 지속성에 대한 연구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효기간 설정을 따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연일 확진자가 3000명대로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도 500명대를 기록하자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을 꺼내든 것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최근 방역상황 악화 이유를 상반기에 백신 접종을 마친 고령층의 백신 효과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6개월로 설정되어 있는 기본 추가접종 간격을 60세 이상 고령층,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시설 등) 입원·입소·종사자 등은 4개월 이후로, 50대 연령층과 우선접종 직업군 등은 5개월 이후로 단축 조정한 바 있다.

다만 아직 추가접종에 대한 국민적 의지는 기본접종이 성인 기준 80~90%의 접종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많이 뒤떨어져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11월3주차(11월14일~20일) 기준 60대 이상 고령층의 추가접종률은 7.5%로 현저하게 낮다.

기본 접종에는 방역 패스 및 백신 인센티브 등을 이유로 적극 참여했지만,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공포 등으로 추가 접종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추가 접종을 통해서만 연장이 가능하도록 설정하면 추가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불편함을 겪게 될 것이고, 이를 피하고자 추가 접종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들어오면서 방역을 다시 강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1년9개월여가 넘는 시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강한 방역지침 하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만일 다시 사적모임 제한·식당 및 카페 운영시간 제한 등을 꺼내든다면 국민적 수용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대신 백신 접종의 효과는 단기간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하다. 방대본이 미접종군와 완전접종군의 발병률을 비교했을 때 미접종군은 7.3명(10만명당) 완전접종군은 3.1명으로 2배 이상 차이 났다. 위중증과 사망 발생 위험은 미접종군이 각각 11배, 4배 높게 나타났다.

지난 7월 4차 초기 당시 백신 미접종자인 20~40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2000명대까지 급증했었지만, 10월 백신 접종률이 어느정도 달성되자 이동량 등의 변화가 없음에도 확진자가 1000명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바 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을 통해 추가접종을 더욱 적극 권장하면 '비상계획'까지 꺼내들지 않더라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다만 방역패스의 유효기간 설정은 국민적 불만을 야기시킬 수는 있다. 앞서 단계적 일상회복 도입 논의 당시에도 방역패스를 두고 불평등한 조치라는 논란이 일었다. 일부 프랑스·이탈리아 등 추가접종 권고를 위해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설정한 국가에서는 방역패스 반대로 인한 내홍을 겪고 있다.

정 본부장은 "접종자들도 시간이 지나 면역이 점차 감소하면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추가 접종은 이미 만들어진 기본 면역을 일시에 대폭 증가시켜준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집단생활로 감염위험이 매우 높은 요양병원·시설은 이번주에 집중해 추가 접종을 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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