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대외메시지 발신 등 추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 않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당분간 외교역량을 집중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대북사안은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아직 북한의 호응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임 오바마·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와 '일괄타결'의 '중간지점' 쯤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있다면서 당분간 '조건 없는 대화' 그리고 '대북제재 유지' 등 그간의 원칙론적 접근을 견지할 뜻을 내비쳤다.
이는 사실상 북한 사안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레드라인'(도발 저지선)을 넘지 않으면 현상 유지에 집중하고 일단 북한의 호응을 계속해서 기다려 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대로 말하면 미국이 먼저 북한이 대화 재개 선결조건으로 언급한 '대북적대 정책·이중기준 철폐'에 걸맞은 전향적인 선 양보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지적이다.
짧게는 북한이 예고한 이달 하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대외 메시지 발신 여부를 보고 향후 '맞춤형 대응'을 고려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당분간 소강국면으로 이어오다 이후부터 이른바 '4월 위기설'과 관련된 '벼랑 끝 전술'로 승부를 걸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과 우호국을 대상으로 한 공급망 재편의 '협업 체계' 구축에 더욱 매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강연에서 Δ무역 촉진 Δ디지털 경제와 기술 Δ회복력 있는 공급망 Δ탈석탄화와 청정에너지 Δ인프라 Δ노동 기준 등을 언급하며 "포괄적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새해에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함께 세계 각국 정부 및 민간 리더들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논의할 것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역량 투입의 핵심은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는 IPEF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0월27일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 언급한 IPEF는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았지만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우호국을 중심으로 '포괄적'이고 '유연한' 경제 규범 틀을 구축하는 걸 골자로 한다는 평가다.
최근 블링컨 장관의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 동아시아 순방, 타이 대표의 한국·일본·인도 방문도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타이 대표는 지난달 방한해 IPEF 한국 가입을 우리 측에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15~17일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소화한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담당 차관의 '방한 키워드'는 '공급망 협력' 이었다.
그는 방한 중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한국이 훨씬 더 할 일이 많다고 굳게 믿는다"며 노골적으로 우리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한결같은 입장을 견지 중인 것은 미국에 있어 대북 사안은 정책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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