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연일 1000명 안팎으로 발생하며 방역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최근 온라인 상에서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대한 근거없는 주장들이 떠돌면서 의료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유언비어 유통은 왜곡된 여론을 조성해, 백신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을 조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백신과 관련한 허위사실로 백신접종률이 낮아질 경우, 이는 위중증·사망자 수 증가로 이어져 의료체계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백신 배양액에서 미생물체 확인" 주장…당국 "괴담에 불과"
이른바 '백신 미생물 발견설'은 지난 13일 종로구 정부청사 앞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과의 기자회견에서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코로나19 백신 배양액 속에서 미생물 확인체들이 다량 발견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 집회에서 모든 국민에 대한 접종 중단을 주장했다.
이후 A씨를 비롯해 집회에 참가한 의료인들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백신에 미생물체가 발견됐다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백신 미생물 발견설'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이들은 "'배양을 더럽게 한 탓에 미생물이 섞여 들어갔다'는 반박은 터무니 없다"며 "백신 미생물체 사진은 현미경에 나온 그대로를 공개한 것이다"고 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왕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명예교수도 자신의 SNS를 통해 백신은 코로나로 인한 치명률을 낮추는 역할 정도를 할 뿐, 감염 예방과는 전혀 관계 없다는 백신 무용론을 펼쳤다.
백신 미생물 발견설과 더불어 '백신 불신론'이 불거지자, 며칠뒤인 15일 오후 질병관리청 백브리핑에서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백신 안에 괴생명체가 발견됐다는 주장은 괴담이다. 괴담은 괴담이다"며 반발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백신무용론도 과학적으로 근거를 제시하면서 하면 충분히 학자간 논쟁이 되겠지만 저희가 확인한 과학적 근거들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은 감염 예방효과가 있고 중증 예방과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라며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지는 음모론 등은 삭제하거나 고발, 신고하는 절차를 통해 엄정히 대응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 자율정화특별위원회도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회원은 코로나19라는 재난적 위기상황에서 의사로서 소명의식과 의료윤리에 따른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협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근거 없고 잘못된 의학정보를 제공하며 의사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고 전체 의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전체 의사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해당 회원을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 제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백신 무용론' '청소년 백신접종 금지'는 사실무근"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백신 무용론'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mRNA(메신저리보헥산)백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는데는 효과가 없으며, mRNA 백신은 3차 접종까지 마쳐야 변이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방대본은 백신의 예방 효과가 크게 Δ감염 예방 Δ중증 예방 Δ사망 예방 등 3가지 효과로 나뉘는 점을 고려하면, mRNA 백신과 바이러스 벡터 백신(아스트라제네카·얀센) 또한 효과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현 시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부스터샷을 맞았을 경우 감염 예방 효과도 대부분 80% 이상 올라가는 데이터들이 있다"며 "국내 데이터는 더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월10일부터 이달 4일(10월 2주~12월1주)까지 잠정집계한 코로나19 사망자 1092명 중 미접종군은 543명(49.7%)으로 1회 이상 접종군 549명(50.3%)보다 많다"며 "코로나 백신이 감염과 피해를 막는 데 효과가 없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백신 기본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사망자 중 접종자가 미접종자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에 더 잘걸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백신 효과 감소, 델타 변이 유행으로 인한 돌파감염 등의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튿날(17일) 열린 백브리핑에서 "확진자 예방접종력 분포 자료를 가지고 백신 효과를 얘기할 순 없다"며 "해당 통계는 미접종자(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사람)를 접종완료군으로 분류해 통계적으로 오류가 있다"고 했다.
다만 방역당국이 발표한 '만 12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 주차별 예방접종력 분포'에 따르면 10월2주~12월1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1359명으로 1회 이상 접종군은 700명(51.5%)으로 미접종군 659명(48.5%)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코로나19 유행으로 정보전염병 절정에 달해…방역위기 이어질수도"
의료계 또한 백신 무용론은 모두 사실무근이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유언비어는 국민들에게 공포와 불신을 조장해 백신접종 거부를 조장하며, 이는 곧 국가방역대책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전날(20일) '건강정보 인포데믹의 문제점과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최근 잘못된 코로나19 관련 악성루머들이 온라인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민들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인포데믹(Infodemic)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력(Epi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나 악성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정보전염병을 말하는데, 최근 인포데믹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 건강과 관련된 인포데믹의 경우 사안에 따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과 관련한 허무맹랑한 주장들이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조장해 백신에 대한 중립적인 사람들의 접종률을 낮출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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