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60·사진)이 구조조정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 수소·배터리·모빌리티·로봇·소형모듈원전(SMR) 등 신사업을 앞세운 ‘제2의 변신’에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고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장남인 박 회장은 2016년 3월 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해왔다. 취임 첫 해부터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두산DST 지분 등을 매각하는 한편 두산밥캣 기업공개(IPO)도 성공했다. 2021년엔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알짜 사업까지 매각하는 초강수를 두며 채권단 졸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 회장은 사업 초기에 있는 미래 산업 부문을 빠르게 성장시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그룹은 2026년까지 수소터빈 분야에 3000억원을, 해상풍력 분야에 2000억원을 각각 쏟아부을 예정이다. 성장사업 수주 비중은 현재 전체 대비 한 자릿수에서 2025년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한다.

두산그룹은 태스크포스팀(TFT)을 중심으로 그린수소 생산부터 수전해 기술,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기술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2년부턴 하루 5톤의 블루수소와 48톤의 액화이산화탄소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5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미국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 아이다호주에 원자로 모듈용 대형 주단소재 제작에도 본격 착수한다. 

2022년 연간 수주 목표는 900억원. 해상풍력 사업 역시 속도를 낸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기 모델 가운데 8㎿(메가와트)급 모델을 상용화한다. 8㎿ 제품은 국내와 같은 저풍속 환경에서도 최소 30% 이상의 이용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박 회장은 배터리, 전기차와 함께 미래 유망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로봇 사업도 강화한다. 그는 2017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기술로 협동로봇을 점찍고 중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으로 판매망을 늘려나가고 있다. 대주주 보유 지분의 무상증여로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수소연료전지 사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