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양새롬 기자,박동해 기자 = 지난해 12월 초부터 다시 시작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해에도 계속된다. 정부는 사적 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정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시행하기로 했다.
신규 확진자 증가 속도가 줄어들었지만 위기를 넘겼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고 하루 1만 명 확진자를 감당할 정도의 병상 확보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데 따른 것이다.
약 2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여전히 요원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를 마주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어떠할까. 또 이 위기를 딛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계획이 필요할까. 1일 뉴스1은 6명의 의료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확산세 꺾였지만 중증화율은 위험…"오미크론 영향에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우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을 잠시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덕에 신규 확진자는 확실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부터 31일까지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추이는 '7311→6233→5316→5194→7455→6917→6233→5841→5418→4206→3865→5409→5037→4875명'이다. 증가세와 감소세가 반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하향 곡선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규모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 확진자 추세가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추이에 영향을 주는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해당 수치는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056명으로 직전 일(1145명) 보다 89명 줄었지만 1000명대가 11일째 이어지고 있다. 사망자도 직전 일 대비 108명 늘어 누적 5563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국내 유행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치명률은 나흘 만에 0.87%에서 0.88%로 증가했고 치명률이 0.88%로 올라선 건 지난 9월 9일 이후 113일 만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거리두기와 3차 접종 효과로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 더 감소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지나가고는 있지만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위드코로나 시행의 전제 조건은 중환자와 사망자 관리였지만 지금은 실패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꺼내들었지만 당장의 확진자 숫자만 통제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해 코로나19 방역 전망도 밝지 않았다. 주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새 변이주인 오미크론의 영향을 꼽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시차만 있을 뿐 해외하고 비슷한 상황을 경험할 것 같다"며 "오미크론이 점진적으로 지역사회에 퍼져나가다 어느 시점이 되면 델타 바이러스 대체하는 상황이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큰 유행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올해 상반기에는 오미크론 우세종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상반기에 대규모 유행이 한반 더 남아 있다고 보고 있고 이것을 어떻게 치러내느냐가 코로나19 상황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의료체계 근본적 개선"…전담 병상 폐지 의견도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대책으로 1차 의료기관의 코로나 환자 진료 역량 보강과 중환자 의료 확충, 감염병 전문병원의 조속한 설치 등의 의료체계 개선 사항을 꼽았다.
전문가들이 이 같은 이유를 지적한 데는 정부가 위드코로나 시행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 증가에 비해 중환자 병상을 원활하게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기존 의료체계를 재정비하고 확충해 지금처럼 임시적인 대응이 아닌 상시 모든 기관이 코로나 환자를 볼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며 "공공병원도 감염병 전담병원 체제를 중단하고 기존 공공의료기관이 하던 고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상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교수도 대동소이한 의견을 내놨다. 최 교수는 "병상 추가 확보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고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이 관리와 치료를 분절적으로 대응하면 향후에도 희망이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안심병원 제도와 전담 병상을 없애고 의료계가 코로나 일반 진료를 소신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거리두기로 최대한 늦춘 오미크론 확산…대응은 어떻게?
사회적 거리두기로 신규 확진자 증가세에 일단 제동을 걸었지만 그보다 더 큰 이득은 바로 오미크론 확산까지 한 달 가까이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오미크론이 상륙하자마자 4주 내외로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변했다. 오미크론이 전염력은 강하나 치명도는 낮다는 분석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위중증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선 추가적인 유행은 어떤 식으로든 악영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우리나라 역시 3~4주 내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수치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고 지역사회에서의 감염경로 알 수 없는 오미크론 감염 환자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감염자는 엄청난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번 시간을 이용해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하고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준비해야 할 대책은 대량의 확진자 관리라는 의견이다. 엄중식 교수는 "델타 변이가 중환자에 대한 대응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계기라면 오미크론은 양적 대응 능력을 보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오미크론 유행이 시작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숫자의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대량환자 발생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택 치료에 따른 응급의료체계 구축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순영 교수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당장 재택 치료 중 증세 악화 시 가용 가능한 병상이 넉넉해야 한다는 점과 코로나와 상관없는 기존 질병에 따른 응급체계도 필요하다"며 "의료체계뿐 아니라 오미크론에 맞는 거리두기와 역학조사, 방역시스템 등 대규모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암울한 상황 속 경구용 치료제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경구용 치료제가 현재 코로나19와의 힘든 싸움에서 매우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증화율을 낮출 수만 있다면 재택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고 그렇다면 의료체계 정상화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앞으로의 의료 현장에서 효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임상 연구 결과는 고무적"이라며 "일단 입원율과 치명률을 줄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의료체계를 받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탁 교수는 "게임 체인저까지는 아니지만 도움은 될 것"이라며 "경구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고 적절한 처방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순영 교수와 최재욱 교수도 경구용 치료제에 대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도입 물량 확보와 부작용에 대한 이후 대처 또한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순영 교수는 "먹는 약도 치료제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외국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지침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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