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 포인트 2022'가 발간됐다. '터닝 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올해의 주제는 '변화의 파고를 넘어서: 디지털 세상과 세대교체'다. 격변하고 있는 전 세계 질서 속에서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데 '터닝 포인트'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2) © 뉴스1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터닝 포인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들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서부의 니제르는 프랑스로부터 1960년대 독립했지만, 여전히 프랑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니제르 중북부 아를리트에서 성장하는 동안 주변의 많은 어른은 광산에서 일했다. 내가 음악을 작곡하고 기타를 연주하는 꿈을 꾸기 훨씬 전인 1990년대 일이다. 많은 광부가 낮에 종일 지하에서 일하고, 밤이면 집에 돌아왔으며, 병에 든 것을 본 일이 기억한다.

우라늄 광산의 방사능은 호흡기 질환, 폐병, 신체 마비 등 심각한 질병들을 유발했다. 이러한 질병을 앓고 조산을 경험한 여성들이 기억난다. 암은 남성과 여성뿐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서도 만연했다.

니제르는 가난한 나라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2001년 프랑스가 자국 내 광산을 폐쇄하면서 1960년대 후반부터 운영된 니제르의 우라늄 광산이 그 일을 대신 떠맡았다. 오늘날 채굴 작업을 진행 중인 기업 중 상당수는 프랑스의 국영기업이다. 니제르인들의 흔치 않은 돈벌이 수단 중 하나는 이 같은 광산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다.


니제르의 광산 규모와 프랑스가 니제르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는 것은 식민주의를 실질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니제르에는 더는 프랑스가 없다. 우리는 1960년도에 독립했다.

하지만 식민지의 영향은 여전히 깊게 남아 있다. 우리는 불어를 쓰고, 프랑스 화폐를 사용하며, 프랑스 기업에서 일한다. 또한, 우리의 광산에서 노역을 하며 귀중한 자원을 프랑스에 공급한다. 어떤 면에서 우리 니제르는 명목상의 국가일 뿐이다.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2) © 뉴스1

오늘날 니제르인의 일상은 내가 어렸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랑스가 1960년대 후반 니제르에 우라늄 광산 채굴을 시작했을 때와도 비교해도 그렇다. 우리는 프랑스에 값싼 노동력, 원자재, 천연자원 등 수출품을 공급하기 위해 존재한다.
식민 지배가 끝난 오늘날에도 우리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원인 우라늄 매장지는 계약상 프랑스의 소유여서 채취한 우라늄을 그곳으로 보내야 한다. 만약 우리 스스로가 직접 그 광산을 건설했더라면 이익 중 일부를 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전 인구의 평균 건강, 교육 수준, 국가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소득 수준 등을 분석하는 유엔 인간개발지수에 따르면 니제르는 189개국과 지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누군가는 우리가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어쩌면 어느 정도 발전된 전력망을 이용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우라늄 전력은 프랑스가 가동하는 핵전력 일부에 사용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의 상당량은 또 다른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나이지리아로부터 수입해야만 한다. 우리는 그저 뒷전인 존재로 보인다.

나는 나무와 자전거 줄로 만든 기묘한 악기로 기타를 배우며 자랐다. 마침내 진짜 기타를 얻었을 때 나는 그것을 배터리 충전용 앰프에 연결했다. 사실 나는 지금도 배터리 충전용 앰프를 사용하고 있다. 내 가수 경력에서 몇 장의 앨범을 내고 열댓 번 투어를 다니며 연주하고 있지만, 여전히 니제르의 전력망에는 의존할 수가 없다.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뮤지션들과 달리 우리 밴드는 벽에 난 콘센트에 장비들을 꽂을 수 없다. 공연할 때는 프랑스 정부가 소유한 공장 주변에 갑자기 생겨난 광산 길은 아무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

우리 밴드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뉴욕과 보스턴 사이 대략 320km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약 5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나의 고향 아를리트와 아가데스 간 이동 거리는 이보다 그보다 80km이나 더 짧다. 하지만 이동 시간은 10시간이 더 걸린다.

니제르 수도 니아메와 아를리트는 1,207km 떨어져 있는데, 그 사이를 이동하려면 최소한 하루나 이틀 밤을 자며 가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은 프랑스가 나의 조국에 남긴 식민지의 유산일 뿐만 아니라 당면한 문제라는 것도 상기해준다.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2) © 뉴스1

식민주의는 내 음악이 탐구하는 주제다. 새 앨범 『아프리카 피해자(Afrique Victime)』는 내게 가장 정치적인 음악이다. 니제르는 내가 앨범 한 장에 다 담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탱크, 드론, 무기 등과 함께 프랑스 군대의 주둔은 이 지역의 상흔이다. 나이지리아 기반 테러리스트 조직 ‘보코하람’은 니제르에 몰래 들어가 점차 세력을 키웠다. 올여름 니제르 군인 16명은 보코하람의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됐다. 그동안 프랑스 무기들은 놀고 있었다.

사람들은 종종 내게 니제르가 어떤 도움을 받아야 식민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지 묻는다. 나는 낙관적이지 않다. 니제르에는 더는 프랑스 국기가 펄럭이지 않는다. 하지만 추악한 사실은 나의 조국이 광산 때문에 여전히 프랑스의 자원 식민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니제르에서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또한, 프랑스의 존재와 영향력은 날마다 더욱 점차 깊어질 것이고, 니제르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식민주의는 니제르에 여전히 존재한다. 니제르에서 식민주의가 존재할 수 있게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식민주의를 극복하는 일은 니제르인들이 짊어져야 할 과업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나는 내 음악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오직 나의 메시지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 메시지는 항상 켜지지 않는 배터리 충전용 기타를 통해 전달된다.

니제르에서의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자각이 없이는 니제르의 상황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는 니제르에서 여전히 상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것이 이 나라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고, 프랑스의 존재가 결과적으로 얼마나 큰 해를 끼치는지 깨달아야 한다. 프랑스는 우리의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을 위한 전력이 없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다.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2) © 뉴스1

음두 목타르는 니제르 출신의 작곡가이자 음악가다. 전통 투아레그 기타 음악을 각색한 최초의 뮤지션이며, 가장 최근의 앨범은 2021년의 『아프리카 피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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