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유럽과 미국이 다시 코로나19 진앙지가 돼 가고 있다. 프랑스에서 33만 명이라는 역대 최다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스웨덴, 크로아티아 등에서도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6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일 기준으로 100만 명에 육박했다. 프랑스는 약 33만 명, 영국 약 20만 명, 이탈리아 19만 명, 네덜란드 2만 4000명, 포르투갈 4만 명, 스웨덴의 1만 7300명 등 연일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3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82만 8400여명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두 대륙의 공통점은 코로나19 새 변이주인 오미크론이 확산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후 연일 신규 확진자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는 스웨덴의 경우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웨덴 공중보건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자국 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달 중순께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도 같은 추세인데 CDC 추정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미국 내 신규 확진자의 95.4%는 오미크론 감염자, 4.6%는 델타 감염자다.
다만, 방역 대응은 오락가락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강한 전염성을 가졌지만 치명도는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 탓도 있지만 오랜 기간 이어져온 방역으로 인해 쌓인 피로감과 경제적 피해 우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증상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단축한 미국을 예로 들 수 있다. CDC는 오미크론으로 확진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무증상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줄였다. 이를 두고 미국의사협회는 위험한 결정이라며 비판을 쏟아냈지만 쏟아지는 확진자를 감안하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CDC의 설명이다.
확진자가 많아 사회 기본 서비스가 마비될 위기에 처한 유럽 역시 오히려 물리적 방역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무증상이면 PCR 검사를 면제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부족한 의료진 탓에 코로나19 양성이 나와도 무증상이면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스웨덴 역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의료시스템이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며 물리적 봉쇄를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오미크론이 등장하자 항공길을 모두 봉쇄했다가 지난 2일 다시 입국을 허용했다. 경제적 이유에서다.
각국 정부도 오미크론이 델타만큼 치명적이지 않다며 국민들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선 오미크론이 유행하기 전보다 사망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델타 변이가 대유행할 때만큼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하진 않고 있다.
반면, 백신에 대해서는 오히려 방역 기준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는 50세 이상 근로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고 미국은 연방 정부 소속 공무원과 직원 100인 이상을 둔 민간 사업장에 백신 접종을 강제했다. 오스트리아는 다음 달부터 14세 이상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그리스는 1월 16일부터 60세 이상에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게 했다. 독일은 백신 미접종자가 필수 시설을 제외한 모든 장소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한 상황이다.
미국 CDC도 백신 접종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출현은 부스터 샷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백신과 부스터 샷 접종 기간 단축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의 상황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오미크론이 많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도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우세종이 되는 시기는 여러 변수들이 있어 예측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외국의 양상을 고려했을 때 1월, 머지않아 2월에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미크론이 유행하기 전 최대한 확산세를 억제하고 외국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우리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오미크론이 유행할 경우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맞는 거리두기와 역학조사, 방역시스템 등 대규모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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