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점심시간 직후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5286명 발생했다. 2022.2.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정부 주도의 꼼꼼한 방역으로 세계에서도 유명했던 국내 방역 정책이 점차 국민들의 자율과 책임에 기초한 방역 대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하루 수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자율이 아닌 '각자도생'이 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국민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실천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라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당국은 몇 차례에 걸쳐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 대응방안'을 내놓으면서 동네 병의원의 코로나19 검사와 치료 참여 등 민간으로 정책 무게 중심을 이동시켰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지난 7일에는 GPS기반 앱을 통해 자가격리자 이탈 여부를 관리하던 것도 폐지하고 역학조사 또한 자기기입 방식으로 바꿔 보건소의 업무를 덜어낸 대신 개인들의 책무를 더 지웠다.

◇ 방역 주체, 정부에서 민간·개인으로…사회 취약계층 '위험'


정부는 재택치료 환자를 집중관리군(60세 이상 등)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눠 집중관리군 중심 건강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일반관리군은 정기적 모니터링 없이 필요할 때 비대면진료와 상담센터 상담 등을 하게 했다. 이렇게 되면 일반관리군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스스로 잘 체크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험도가 높은데도 사실상 '셀프' 재택치료에 처하게 되는 인구층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집중관리군에 들어가지 않은 젊은 기저질환자들, 사회취약계층은 혼자 사는 경우도 많은데 이들이 방역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것이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모든 재택치료 환자를 다 관리할 수 없으니 60대 이상에만 하겠다는 것이지만 60세 미만 확진자의 경우라도 위중증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특히 "자신이 모르는 상태에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면서 "그걸 본인이 잘 알 수 있으면 몰라도, 본인도 모를 과정이라면 앱에 등록하고 방역 당국이 연락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GPS 앱을 통한 자가격리자 관리 일을 담당했던 지자체 공무원들을 방역·재택치료 인력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외래진료센터 방문 등의 외출이라면 이제 신고 없이 나가도 되게 되었다.

또 확진자 동거가족의 격리 지침 간소화로 동거가족은 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히 한 상태라면 의약품·식료품 구매 등 필수적 목적의 외출이 허용된다. 동거가족에 대한 7일 격리 통보도 확진자를 통해 하도록 해 보건소 등의 일을 줄였다. 격리 해제 후 추가 격리 없이 3일간 자율적으로 생활 수칙을 준수해야 하고, 격리 해제시에도 보건소 통보 없이 자동 해제된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 광주 광산구보건소 감염병예방팀 직원들이 확진자들의 이동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2022.1.28/뉴스 © News1 정다움 기자

역학조사에 자기 기입식 조사서를 도입한 것도 국민의 책임을 강조한 조치다. 이제는 확진자가 직접 설문조사 URL 주소에 접속해 접촉자 등을 기입해야 한다. 보건소는 기존의 까다로운 역학조사가 아니라 확진자의 현재 증상, 기저질환 등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비대면진료 등 재택치료 시 의료상담 방법을 안내하는 것으로 일이 줄었다.
이들은 모두 확진자와 동거인의 자율과 양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달 당국은 미접종 확진자의 10일 격리 기간 중 마지막 3일을 자율격리로 바꾸면서 "그간 500만명의 자가격리자가 있었는데 이탈률은 0.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당국이 말한 낮은 이탈률은 관리 제도가 있었던 당시의 수치라는 점이다. 관리 제도가 사라져도 국민 개개인이 공익을 위해 규정을 지키는 선택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 "국민의 자유와 책임 필요" vs 전문가들 "폭풍 앞두고 자꾸 제안만"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7일 브리핑에서 "국민들의 자발적인 자유와 책임이 강력하게 요구된다. 기존처럼 기기를 이용한 규율과 억제 방식에서 스스로 재택치료를 집에서 받으면서 이탈하지 않는 자유와 책임이 선행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폭풍이 몰아닥치는 데 자꾸 제안만하고 다 구호같아 보인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교수는 "2월 3일날 발표한 것(검사 체계 전환 및 동네 병의원 참여)도 체계가 안 잡혔는데 여러 가지를 제안한다면 현장은 헷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기입 확진자 조사도 지금 도입하면 언제 원활히 적용이 되겠는가. 60세 이상만 고위험군으로 보면 안 된다. 기저질환자, 백신미접종자를 빼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이들을 과감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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