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중고차시장은 “우리 것”
②완성차업계 중고차사업은 소비자가 원한다?
③무사고라더니 침수차… 소비자 위한 방향은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문제를 두고 완성차와 중고차업계가 팽팽히 맞선다. 완성차업계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는 수입차업체와 다르게 규제를 가하는 상황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영세업체인 중고차 업계는 완성차가 차 산업 생태계를 독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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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매물 차단” 완성차, 매매업 영토확장━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중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373만3701대, 2018년 377만7107대, 2019년 369만5171대, 2020년 395만2820대, 2021년 394만4501대를 기록했다.
중고차 매매사업자 수는 2017년 5734곳에서 지난해 6301곳으로 증가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인증 중고차 사업과 중고차 매매중개 플랫폼, 중고차 매매업 등으로 나뉜다.
수입차 국내 법인들은 자사 중고차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중개 플랫폼으로는 KB차차차, 엔카닷컴 등이 있다. 중고차 매매업은 케이카, 오토플러스 같은 대기업을 빼면 영세·중소 매매사업자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 속에 국내 완성차업체가 중고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 편익 증대와 수입차와의 역차별 해소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현재 중고차 시장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중고차를 팔 것처럼 고객을 현혹하지만, 실제로는 차량 사고·수리 이력 등을 숨기는 성능 조작판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완성차업계는 인증 중고차 사업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중고차업체가 완성차업체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라도 투명성을 확대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중고차업계의 생계 위협이 될 우려도 적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완성차는 고임금 등으로 고정비가 높아 기존 업체들의 경쟁력이 우수하다”며 “소비자들은 돈을 더 내도 피해 구제가 확실한 곳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가 들어왔다고 재래시장이 퇴출 되지 않듯이 정직하게 경쟁한다면 중고차업체도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수입차업체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중고차 가격을 방어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완성차 업체만 발이 묶여있는 점도 우려된다. 완성차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막으면 ‘제조업의 서비스화’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완성차업체도 제조부터 폐차까지 차 생애주기를 관리해야 금융, 보험, 리스, 렌털, 자동차 공유 등 신산업 창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 독일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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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영세업체 “1대당 마진 50만원… 고사 위기”━
기존 중고차업체가 지목하는 가장 큰 문제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매입 비중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합산 판매량은 103만7707대로 국내 전체 판매량의 60%다.
소비자들은 신차를 구매하면서 중고차를 반납하는데,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해 ‘중고차 반납 시 신차 할인’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현대차의 중고차 매입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완성차업체는 중고차를 무제한으로 매입한 후 사용기간 5년 미만·주행거리 10만km 미만·무사고 차인 ‘인증 중고차’만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중고차는 공개 입찰방식을 통해 중고차 매매업자에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업계는 완성차업계가 제한된 시장점유율 내에서만 중고차를 매입하고 나머지 매물은 중고차업계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완성차가 시장에 들어오면 판매가 잘 되는 물량이 줄어들고 중고차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며 “완성차가 물량,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 딜러는 한 달에 평균 1~2대 판매한다”며 “마진은 50만원 후반으로 완성차가 매입시장을 독점하면 타격이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도 “완성차가 줄줄이 시장에 들어오면 중고차 매매사업자뿐 아니라 영세 정비소까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완성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는 대신 기존 중고차 업계에선 신차 판매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입차업계는 한성자동차 등 공식 딜러를 통해 신차와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제조사는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판매는 기존 업체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며 “신차 판매권이라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성차가 모든 차 산업 생태계를 독점하겠다는 것은 독선적인 행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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