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2.2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서재준 기자 = 김근식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은 "비핵화 없는 일방적 평화체제 등 대북 구걸 외교를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역대 정부는 모두 대북 '관여' 정책을 밑바탕에 깔고 있지만 돌발적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진보·보수가 나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지만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전문가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해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그는 이제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각을 세우는 정치평론가로도 활동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원칙을 지키는 당당한 대북 정책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전 정부는 '굴종'과 '대북 눈치보기'를 했다는 판단이다. 최근 논란이 된 윤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발언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연초 미사일 도발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실제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발언의 맥락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도로 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한 수단으로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현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선언 제기는 북한의 오판을 불러일으키고 한미동맹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정부가 출범하면 남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북미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북제재는 북한의 비핵화와 연계돼 있다면서 '스냅백'도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둔 지난 24일 뉴스1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윤석열 캠프의 대북정책을 '캐치프레이즈'로 표현하자면 무엇일까.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가 대북 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당당한 외교는 북한에 굴종적인 자세를 갖지 않고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 되고, 튼튼한 안보는 비핵화 없는 일방적 평화체제, 구걸 외교 이런 것들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된다. 비핵화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튼튼한 안보의 대북 버젼이다.
대북 분야로만 하면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 후보 다운 슬로건일 것 같다.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화해·협력, 비핵화, 상호주의, 인권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의 방식을 뒤집는 접근법이 되는가, 아니면 별도의 방식으로 갈 것인가.
▶뒤집고 할 것 없이 우리의 방식으로 간다는 것이다. 대북정책의 내용은 사실 진보, 보수를 떠나 대부분 정부가 비슷하다. 화해, 협력, 인권, 비핵화, 협상 다 중요하다고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끝나고 등장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비핵개방 3000'도 내용으로 보면 사실상 포용 정책을 계승한다. 박근혜 정부도 비슷하고 문재인 정부는 말할 것도 없다.
대북 정책의 후보 공약이란 것은 내용상 차이가 없다. 다만 실제 취임한 다음에 이슈가 생기고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그런 대북관련 이슈에서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 가에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을 뒤집을 게 없다는 것이 아니라, 원칙 있는 대북정책은 크게 전임 정부와 다를 바 없다. 다만 북한에 할 말은 하고 우리가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고, 북한에 해줄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하는 원칙을 지켜가는 당당한 대북정책을 하겠다.


-보수 진영에서도 정책을 계승한다는 개념이 성립 가능한가.
▶우리가 무언가를 계승한다면 역대 대한민국의 모든 대북정책은 대동소이하다. 교류협력과 대화협상, 비핵화와 그 다음 자유민주주의라는 통일 정책은 똑같다. 그런 점에서 어떤 정부든 기능주의에 입각해 교류협력과 이후 비핵화라고 하는 안보 정책을 병행하는 것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우리가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박정희, 전두환 정부도 기본이 관여(engagement)였다. 햇볕정책의 시초가 되는 것도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과 남북기본합의서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한 것이 보수 정부다. 그러니 대북정책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 단 대북정책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차이는 어떤 일어 터졌을 때다. 예를 들어 해수부 공무원 살해사건이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와 같은 돌발적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가에 평가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2.2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큰 목표는 비핵화일텐데, 역대 보수 정부의 비핵화 노선에는 큰 틀에서 북한이 호응해 나온 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교류협력과 대화는 비핵화를 위해 필수이지 않나.
▶교류협력과 비핵화는 같이 간다. 선후와 어떻게 연계되는 가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비핵개방 3000 대북정책은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에 엄청난 지원을 하겠다는 거다. 박근혜 정부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게 비핵화가 된다면 북에 신뢰에 기반해 교류협력을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다.
비핵화와 관련해서 북한과의 협상이 또 실제 있었다. 이명박 정부 때도 남북 정상회담 합의까지 있었다. 박근혜 정부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이 자주 있었다. 딱 잘라서 진보 정부는 많고 보수 정부는 없고가 아니다. 문제는 계속 말하지만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다. 그 다음에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는가 아니면 당당하게 임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지금 북한에서 윤석열 후보를 적절한 대화 상대라고 보고 있을까.
▶북한은 그동안 선거 기간에는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진보 정부를 옹호하고 보수 정부를 비난하지만, 막상 정부가 출범하면 가장 먼저 물밑에서 손을 내민다. 출범해 5년 동안 이끌 정부이니 어떻게든 선을 대 협상하고 접촉하려 한다. 지금은 윤석열 후보를 비난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오히려 가장 먼저 북에서 탐색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외교와 남북 관계를 구분했던 과거의 경계가 조금 흐려지는 것 같다.
▶김정은 시대에서 중요한 변화 중 하나가 북한이 대남 협상을 굉장히 실무적 입장에서 추진하고 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라는 통일전선부 산하의 기구를 축소해 북한 내각에 실무 부서로 격하시켰다. 또 하나는 북한이 국무위원회를 만들어 대남, 대미, 남북관계 관련 발언을 통일전선부나 조평통이 아닌 외무성에서 많이 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대남전략을 외교전략과 분리시키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면, 북미회담과 남북회담 중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삼을 계획인가.
▶정부가 출범한다면 사실 남북회담이 우선이다. 원칙을 지키면서 당당하게 요구할 것을 요구하며 남북회담을 우선 추진하고, 남북회담으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확실한 변화가 보이면 이를 근거로 우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북미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당시 했던 방식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인가.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은 순서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 의지와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실천적 담보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게 전제가 된다면 남북이 우선 만나든 북미가 우선 만나든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의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정책을 심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반복된 얘기지만 외교안보 정책은 각 정부별로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역대 모든 보수, 진보 정부 대북정책은 화해협력과 비핵화, 통일정책이라는 큰 틀에 있다. 공개적으로 레토릭으로 얘기하는 대북정책은 큰 차이가 없다. 우리의 대북정책이 갖는 특수성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정한 기조는 설정하되, 상황에 맞는 정책과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미인가.
▶기조를 잡고 그 기조 하에서 상황이 터질 때 어떤 원칙과 당당함으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굴종과 대북 눈치보기였다고 판단한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

-사드 추가배치 문제가 논란이 됐다. 추가배치가 정해진 계획인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북한의 연초 미사일 도발 과정이라는 배경이 있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하고 고도의 기술력으로 다종, 다양화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이 부분을 불안해 할 때 후보는 '3축 체계'를 말했다. 그 중 하나가 선제타격이라는 킬체인 대응 방식이다. 고도로 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해 우리가 어떤 자위적 차원 방어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이 과정에서 다층 방어체계를 설명하면서 사드가 추가로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왔다. 연초 진행된 북한의 도발 상황에 대한 후보의 자위적 방어 대응 수단으로 말했다. 추가배치라고 말하기 보단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다 진전된 다층 방어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우리는 북중러 밀착 구도를 상대해야 한다. 미사일, 안보와 관련해 이런 문제가 중요할 것 같은데 외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뒷배가 되는 것들은 외교적으로 견제해야 한다. 우리 대북정책에 있어서 북한과 어떻게 협상하는 가가 중요하다. 제재, 대화, 교류 다 필요하고 또 북한을 둘러싼 국제외교가 필요하다. 북한이 올바른 길로 남북관계에 보다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임하게 하려면 우리는 대중 대러 외교를 통해 중러를 우리 편으로 만드는 우호적 외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대북정책은 주변 국가의 전략적 외교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까지 보면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달래기 위해 중국에만 잘보이려 했다. 북한을 달래려고 중국 눈치를 보고, 중국을 이용해 북한을 움직이려 한 것도 굉장히 일방적인 생각이다. 북한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중러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2.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비핵화를 위해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나.
▶조건이 있어야 한다. 국제 제재는 이미 작동하고 있고, 제재는 북한이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그 조치에 맞게 완화할 수 있다.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그에 맞게 제재를 풀 수 있다.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데 제재 먼저 풀어주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
북한이 비핵화해서 제재를 풀었는데 북한이 번복한다면 '스냅백'이라고 제재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니까 비핵화와 제재는 서로 연계돼있다고 보면 된다.
-스냅백이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라고 보는 것인가.
▶적절한 합의를 통해 풀었던 제재도 충분히 다시 되돌릴 수 있다.

-후보가 당선된다면 직후 제재를 더 강화할 구상을 하고 있나.
▶없다. 대북제재는 2015년 이후 유엔 차원에서 굉장히 입체적으로 잘 돼 있다. 그 제재가 북한에 상당히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제재를 더 강화하거나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현 제재를 빈틈없이 유지해야 한다. 제재가 실질적으로 유지, 적용이 돼야 북한 합당한 조치가 취했을 때 풀어준다는 개념이 설 수 있다. 제재는 우리가 가진 중요한 카드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풀면 북한의 협력을 이끌 장치가 없어지게 된다.

-올해 북한이 단행한 미사일 도발과 무관하게 제재는 특별히 더 강화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 그럼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결국 대화로 나오리라고 판단하는 것인가.
▶제재 때문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항상 자신들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협상장에 나온다. 북한이 더이상 견디기 어려워 협상해야겠다고 판단해 나온다면 우리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북한을 보면 이룰 것은 다 이루고 오히려 유리한 대가를 얻으려고 협상장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협상에 나오면 우리가 임하기는 하더라도 매달리거나 원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현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 논의는 전면 백지화되는 것인가.
▶종전선언은 이미 실효성이 없다.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고 종전선언이 선제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은 오히려 북한에 오판을 불러일으키고 한미동맹 약화의 우려까지 있다. 때문에 종전선언은 철저히 비핵화와 연계돼야 한다. 우리 공약에도 비핵화가 완료되면 평화협정 체결이라고 명시돼 있다. 비핵화와 평화협정은 같이 가야 한다.

-통일부의 명칭을 변경하는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구상이 있나.
▶당선된 뒤 인수위원회에서 논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대선 캠프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 다만 통일부라는 명칭이 갖는 경직성은 분명히 있다. 과도한 이념적 경직성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통일부의 역할과 기능은 그대로 두더라도 남북평화협력부 등 국민이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차원의 명칭 변화는 고민해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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