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올해 여덟 번째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일주일 만에 무력시위를 단행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사태 속 미국에 간접적이면서도 강력한 견제 메시지를 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2월27일) 오전 07시52분경,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면서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지난달 30일 미국령 괌 타격이 가능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도발 휴지기'를 보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대외 메시지 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그러나 전날 외무성 웹사이트에 게시한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강권과 전횡으로 발생했다고 정의한 데 이어 이날 도발까지 감행하면서 미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대응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의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못하지만 대미 견제 행보에는 발을 맞춤으로써 간접적 지지를 표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대북 전문가들은 앞서 '자주권에 대한 침해와 내정 간섭'을 비판해 왔던 북한으로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명시적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방국과 내정불간섭 원칙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으리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과거 핵을 '포기'한 나라라는 점에서 현 상황을 분석하면서 자신들의 핵보유 의지도 다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지난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구두 친서에서 북중이 "전략적 협조와 단결을 강화하여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노골적인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을 짓부시고 있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를 끝냈다"면서 구두친서나 연구사 명의 글 등은 "자제했던 도발을 다시금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내정 간섭적인 제국주의 행위에 대응하여 합법적인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무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로 2월 '내부 결속'에 집중했던 북한의 행보에 변화가 있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평양에서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를 개막했다.
김 총비서는 개막일 직접 한 개회사를 통해 "최근년간 전무후무한 도전과 시련들을 뚫고 혁명을 굳건하고 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기본비결은 당의 기층에서 초급 당 비서들이 맡은 소임을 바로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치하하고, 초급당 사업을 보다 개선·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당 하부조직을 챙기는 김 총비서의 모습에 북한이 계속 내부 결속에 집중하리라는 해석이 제기됐었으나, 무력시위 단행으로 다시 북한발 긴장 국면이 조성되는 모양새다.
북한이 내치에 집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진행 양상과 이에 대한 미국 및 국제사회의 군사·경제적 대응 모습을 보고 중장기적 국면 전환 가능성을 모색하리라는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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