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해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0.5.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조현기 기자 =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활용한 '자금돌리기' 방식으로 신라젠 지분을 인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이사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함께 상고해 대법원에서 최종 유무죄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변호인과 검찰은 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이승련·엄상필·심담)에 각각 상고장을 제출했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25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문 전 대표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징역 5년은 1심과 동일하지만 벌금이 175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곽병학 전 감사는 징역3년과 벌금 10억, 문 전 대표의 공범으로 지목된 페이퍼컴퍼니 실사주 조모씨는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5억원이 선고됐다.

앞서 1심에서 곽 전 감사는 징역 3년과 벌금 175억원, 조씨에겐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75억원이 선고됐다.

이용한 전 대표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신라젠 창업주이자 특허대금 관련사 대표 황태호씨에겐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가 선고됐다.


문 전 대표 등은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를 활용한 '자금돌리기' 방식으로 350억원 상당의 신라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BW는 발행 이후 일정 기간 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발행회사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문 전 대표 등이 BW를 인수할 때 실질적으로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를 저지르고 이는 신라젠에 대한 배임 행위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W 발행 구조는 조씨가 운영하는 크레스트파트너를 이용해 동부증권에서 자금을 받아 신라젠에 BW 인수대금으로 납입했다가 이를 곧바로 출금해 동부증권에 반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순환하는 '자금돌리기' 구조"라며 "전 과정을 동부증권이 통제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자금돌리기'로 인해 얻은 이익액은 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에선 자금돌리기 행위로 얻은 이익이 350억원 상당이라고 봤다.

또 재판부는 "별도 자금조달 없이 아무런 실질적 대가를 부담하지 않고서도 BW를 취득했다"며 배임 혐의도 인정된다고 봤다. 회사에 끼친 손해액은 10억5000만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문 전 대표가 신라젠 스톡옵션을 부풀려 지인 등에게 부여했다는 혐의는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곽 전 감사와 조씨는 지난달 28일 상고장을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신라젠은 문 전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횡령·배임 행위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지만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달 18일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