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우크라이나에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세계 시민으로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나왔어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주일째인 지난 3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는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우리나라 시민들의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저마다 각각 다른 사연을 가지고 이곳을 찾았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굳게 닫힌 러시아대사관 앞을 찾은 시위자들은 각각 'Stop War' '전쟁 반대' 등 반전 문구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담아 직접 만든 손팻말을 들었다.
러시아대사관 앞을 지나는 시민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시위자들의 손팻말을 한번씩 보거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엄지를 치켜올리며 지지 표시를 나타내는 행인도 있었다.
이날 오전 대구 동화사에서 왔다는 하심 스님은 '세계는 평화를 원한다'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가지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사람의 생명보다 값진 것은 없다"며 "이러다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더 많은 목숨이 빼앗길 수도 있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하님 스님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물러나는 날까지 러시아대사관 앞을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1인 시위에 나섰다는 직장인 A씨(50대)는 'Stop War! Stop Putin'이라고 또박또박 적은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A씨는 "21세기에 수많은 민간인이 죽어가는 전쟁이 났다는 것 자체에 매우 화가 났다"며 "일반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라도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는 마음으로 시간 날 때마다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더 많은 시민이 시위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다시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군 복무 중 세상을 떠난 고(故) 조준우 일병의 어머니 강경화(56)씨도 이날 '전쟁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러시아대사관을 찾았다. 강씨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군인들도 제 아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차마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며 "전쟁은 국익이라는 욕심과 욕망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부당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강씨는 러시아대사관에서 나오는 외교 차량을 향해 "러시아는 물러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Cease Fire(사격 중지)'라고 적은 팻말을 자전거에 달고 나온 대학원생 김모씨(30대)는 "러시아에서 어린아이들도 시위하다 경찰에 붙잡혔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났다"며 "공부 때문에 매일 오지는 못해도 시간이 될 때만이라도 평화를 위해 시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퇴근 시간쯤 대사관 앞을 찾은 직장인 B씨(30대)는 직장 동료와 러시아어로 '러시아는 전쟁을 멈춰라'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B씨는 우크라이나에 관련된 경험도 아는 사람도 없지만 전쟁을 반대하는 의미로 나왔다고 전했다. B씨는 "우리나라가 유엔이 도운 첫 나라인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도 남 일 같지 않다"며 "우리는 아직 정전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더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